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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6.25 19:11 수정 : 2012.06.25 19:11

‘아랍의 봄’으로 퇴진한 호스니 무바라크의 뒤를 이을 새 이집트 대통령에 이슬람주의자인 무함마드 무르시가 당선됐다. 무슬림형제단 출신의 무르시 당선자는 지난 16~17일 치러진 결선투표 개표 결과 52%에 이르는 득표로 48%를 얻는 데 그친 아흐마드 샤피끄를 물리쳤다. 무르시의 승리로 끝난 이번 대선은 이집트 역사는 물론 전체 아랍의 재스민혁명 도정에서 중요한 이정표로 자리잡게 됐다.

이번 대선은 무엇보다 큰 불상사 없이 정권이양을 이뤄냈다는 점에서 아랍의 맹주를 자처해온 이집트인들의 저력이 돋보였다. 미국 등 서방은 이집트 대선이 대체로 평화로운 분위기에서 60년 만에 군정을 종식하고 첫 민간정권을 출범시키게 된 것을 환영했다. 지난해 2월 무바라크가 권좌에서 축출된 뒤 이집트인들이 자유투표를 통해 지도자를 선출했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이번 대선은 험난한 이집트 민주주의의 또다른 출발점이기도 하다. 이집트 정국을 찬찬히 살펴보면 전망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막강한 군부의 영향력은 여전하다. 군부는 무슬림형제단이 과반을 차지하던 의회를 해산했고, 입법권·예산권·신헌법 초안을 만드는 위원 임명권을 자신들이 가진다고 선언했다. 서방 언론들은 군부와 무슬림형제단이 권력분점을 위한 모종의 타협을 했을 거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혁명을 이끌었던 민주개혁세력은 지난 5월 대선 1차 투표에서 후보 난립으로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민주개혁세력 내부에서는 혁명의 과실을 무슬림과 군부에 빼앗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무르시 당선자와 무슬림형제단의 이슬람주의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미국 백악관은 성명에서 “이집트 정부가 보편적 가치를 지켜내고, 이집트의 콥트 기독교와 같은 종교 소수파나 여성을 포함한 모든 이집트 시민의 권리를 존중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밝혔다. 근본주의 성향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무르시 당선자가 여성 배제, 소수 종파 탄압 등 강경책을 펼칠 경우 또다른 분란이 일어날 수 있다. 또 무르시가 이란처럼 대외적으로 반미 이슬람 강경노선을 걸을 경우 중동지역의 세력균형은 크게 요동칠 수밖에 없다.

무르시 당선자는 승리가 확정된 뒤 대국민 연설에서 “모든 이집트 국민의 대통령이 되겠다”며 “모든 국제 조약과 협정을 준수하겠다. 우리는 평화를 원한다”고 말했다. 민주주의의 길은 험난하지만 가야 할 길이다. 무르시 당선자의 당선 일성처럼 이집트인들이 민주주의와 평화, 통합의 큰 길로 나아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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