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5.07.31 19:33 수정 : 2005.08.25 20:36

사설

지난주말 〈문화방송〉의 가요 프로그램에 출연한 펑크그룹 백댄서 두 명이 생방송 공연 도중 옷을 벗고 알몸을 드러낸 일이 있었다. 청소년 시청 시간대인 한낮에 벌어진 일이라 더욱 황당하다. 합당한 처벌이 있어야겠지만, 대중예술가와 방송인들이 이번 일을 계기로 ‘표현의 자유’의 한계를 다시한번 새길 필요가 있겠다.

성기를 드러낸 출연자들은 “평소 공연장에서 흥이 나면 하던 대로 했다”고 한다. 사실인지 알 수 없으나, 특정인만 관람하는 공연장에서도 이런 일은 성을 상품화하는 행위로 허용하기 어렵다. 방송 공연에서는 일부의 시청자라도 심한 불쾌감을 갖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접근이 자유로운 공간일수록 표현은 절제돼야 한다. 지난해 2월 미국의 슈퍼볼 경기 휴식시간 공연 도중 일어난 재닛 잭슨의 맨가슴 노출 사고에 대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가 강력한 제재를 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이번 사고는 방송사 쪽의 책임도 크다. 해당 코너는 여러 명의 대중음악 전문가들한테 지상파 방송에 나오기 어려운 인디밴드들을 추천받아 소개해 왔다고 한다. 취지는 좋지만 출연자들에게 방송윤리에 대한 기본교육만 했어도 이런 어이없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문화방송은 사과와 함께 해당 프로그램의 방송을 중단하는 조처를 스스로 취했는데, 더 중요한 것은 비슷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일이다.

〈한국방송〉은 지난주 ‘올드미스 다이어리’란 시트콤 프로그램에서 며느리가 시어머니의 뺨을 때리는 장면을 내보낸 일이 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대중예술인들의 공연이나 방송 프로그램 내용이 선정성을 무기로 삼는 경향이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이번 성기노출 공연도 우발적인 것이 아니라 바로 그런 흐름에서 터져나온 것은 아닌지 진지하게 돌아봐야 한다.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