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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7.24 09:07 수정 : 2012.07.24 15:03

경남 통영에서 실종된 초등학생 한아무개양이 결국 엿새 만에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혹시나 살아있을까 하던 기대가 산산이 부서져 초조하게 지켜보던 사람들을 절망케 하고 있다. 더구나 불과 열살인 한양이 그동안 한부모가정에서 끼니조차 해결하기 쉽지 않은 생활을 해온 것으로 알려져 충격이 더 크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가정의 자녀들이 성범죄 위험에 더 쉽게 노출돼 있다는 통계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이번 사건을 통해 얻어야 할 교훈도 여기에 맞춰져야 한다.

이번 사건을 저지른 범인은 한양의 집에서 불과 100m 떨어진 곳에 살던 40대 남성이다. 7년 전 성폭행 사건을 저질러 4년을 복역하긴 했지만 그 뒤 베트남 여성과 결혼해 두살 된 딸까지 둔 가장이었다니 마을사람들에게도 충격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불과 2년 전 부산 사상구에서 발생한 여중생 납치살해사건이나 그 이전의 경기 안양 초등생 혜진·예슬양 사건 등 끔찍한 사건이 터질 때마다 온 사회가 호들갑을 떨었지만 이런 일은 근절되지 않고 있다. 전자발찌 제도를 도입하고 보호관찰 제도를 확대하는 등 대책을 만들었지만 엽기적인 사건이 줄었다는 통계는 아직 없다.

이번 사건의 용의자 김씨가 어떤 정신상태인지에 대해선 좀더 조사를 해야 하겠지만, 범인을 응징하고 격리하는 데만 초점을 맞춰선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변을 당한 한양은 일용직을 하는 아버지, 입대를 앞둔 오빠와 함께 살았지만 동네의 도움이 없이는 끼니를 해결하기 힘들 정도의 어려운 생활을 했다고 한다. 숨지기 전날 오전에도 동네에서 알고 지내는 중국집 근무 오빠에게 “배가 고프다”고 전화를 했다는 것이다.

강원해바라기아동센터가 2년 전 아동 성폭행 피해 33건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이 가운데 57%인 19건이 기초생활수급대상 가구나 차상위계층 가구 등 월평균 수입 100만원 이하인 가구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발생했다고 한다. 사례가 적어 일반화하기는 어렵지만, 취약한 사회안전망이 아동 성범죄 피해의 한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신고되는 성범죄보다 묻히는 성범죄가 4.6배나 많다는 형사정책연구원의 통계도 있다. 피해 아동에 대한 사후 치료 시스템이 열악한 상태에서 부모들이 사건을 덮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런 사태가 되풀이되는 것을 막으려면 어린이들이 맘놓고 생활할 수 있는 ‘안전망’을 갖춰야 하며 특히 가정형편상 제대로 돌봄을 받지 못하는 어린이들에 대한 특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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