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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8.02 20:19 수정 : 2005.08.02 20:20

사설

독립밴드 곧, 인디밴드를 대표하는 서울 홍대앞 음악인들이 생방송 중 ‘알몸 노출’ 사고애 대해 어제 머리 숙여 사죄했다. 10년 전 바로 그 홍대 앞에선 인디밴드의 본격적인 등장을 알리는 ‘커트 코베인 1주기 추모공연’이 열린 바 있다. 방송이라는 진열장에 전시되기를 거부하는 밴드들이었다. 자본과 매체로부터의 독립은 이들의 꿈이었다.

음악성만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이들의 태도는 수준 높은 음악팬들의 사랑과 기대를 받았다. 국민가수로 도약한 윤도현, ‘말 달리자’의 크라잉넛, ‘헤이헤이헤이’의 자우림과 삐삐밴드, 체리필터 등은 고여 있던 대중음악계 풍토를 뒤집는 해일 구실을 했다. 문화콘텐츠진흥원이 2003년부터 인디레이블을 내는 밴드들에게 1000만원씩 지원한 것은 이런 가능성을 고려한 탓이었다.

그런 인디밴드가 탄생 10돌을 자축하며 도약을 다짐하던 중 날벼락을 맞았다. 카우치 멤버들의 알몸 노출 사고는 인디밴드를 퇴폐밴드로 비난받게 했다. 이명박 서울시장은 퇴폐 공연팀의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그런 공연을 하는 클럽에 대해 일제 단속을 벌이라고 지시했다.

카우치는 홍대 앞을 무대로 활동하는 580여 밴드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대부분의 밴드는 몸이 아니라 지금도 오로지 음악성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이들을 매도해선 안 된다. 오히려 실험정신과 독립성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새로운 음악을 꽃 피울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그래야 ‘언더’에 갇혀 있음으로써 생길 수 있는 역기능을 줄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문화방송>도 사고가 일어난 ’생방송 음악캠프’를 중단하기보다는 문제점을 보완해 재개해야 한다. 이 프로그램은 지하의 인디밴드를 지상으로 연결해주는 작은 통로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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