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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용역깡패’ 컨택터스, 뭘 믿고 그리 설쳤나 |
지난달 27일 새벽 자동차부품업체 에스제이엠(SJM) 공장에 난입해 파업중인 노동자들에게 폭력을 휘두른 경비업체 컨택터스의 실체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사람을 가장 소중히 여기는 휴머니즘 종합보안회사’라는 허울로 치장했지만, 그 맨얼굴은 헬멧과 방패, 곤봉으로 중무장한 ‘용역깡패’였다. 컨택터스는 수년 동안 대표 명의 등을 바꿔가며 노동현장에서 노조탄압의 대리인 노릇을 해왔다.
컨택터스의 다양한 범법행위는 그야말로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하게 만든다. 컨택터스는 2009년 충남의 자동차부품업체인 한성실업의 노조를 파괴하기 위해 자사 직원 4명을 위장취업시켰다고 한다. 노조에 가입한 이들은 첩자 노릇을 하며 주요 협상 정보를 회사 쪽에 넘기고 노조 활동을 방해했다는 게 당시 노조의 증언이다. 회사 쪽은 컨택터스의 용역 인력을 투입해 공장을 장악했고, 곧바로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컨택터스가 한성실업과 치밀하고 지능적으로 노조 파괴 공작을 벌인 것이다.
그럼에도 컨택터스는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았고, 설령 제재를 받더라도 ‘불사조’처럼 금세 되살아났다. 컨택터스는 직원들이 전남 나주의 한국쓰리엠 공장에서 노동자들을 폭행해 2011년 9월1일 경비업 허가가 취소됐으나, 회사 이름은 그대로 둔 채 임원과 주소지만 바꿔 보름 만에 다시 허가를 받아냈다. 경비업법의 빈틈과 경찰의 감독 미비 등이 어처구니없게도 용역 폭력이 활개치는 데 밑돌이 된 꼴이다.
파문이 커지자 물러난 이 회사 문성호 회장의 신분도 주목의 대상이다. 그는 2008년부터 새누리당 중앙위원회 지도위원을 맡아왔고, 2007년 대선 때는 이명박 후보의 중앙선거대책위 특별직능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냈다고 한다. 이런 정치적 경력이 불법 폭력의 ‘뒷배’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야당에선 “컨택터스가 2006년 박근혜 의원의 경호를 맡았다는 의혹이 있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노동현장을 무법천지로 만든 컨택터스와 이를 묵인·방조한 세력은 ‘민주주의의 적’으로 엄중히 심판받아야 마땅하다. 정부는 컨택터스의 폭력행위는 말할 것도 없고 에스제이엠의 사주 여부 등을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 아울러 지난달 27일 에스제이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용역들의 폭력을 사실상 수수방관한 것도 분명하게 책임을 물어야 할 일이다. 이 회사의 ‘정치 커넥션’의 실체 역시 밝혀내야 한다. 이런 용역깡패 집단이 버젓이 활개치는 세상이 2012년의 한국 사회라는 사실이 부끄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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