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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8.05 18:45 수정 : 2012.08.05 18:45

런던올림픽에 참가중인 우리나라 올림픽 축구 남자 대표팀이 스포츠 역사에 길이 남을 위대한 성취를 이뤄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축구팀은 어제 새벽 열린 안방팀 영국과의 경기에서 연장까지 가는 120분간의 혈투 끝에 승부차기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4강에 진출하는 쾌거와 함께 열대야 속에서 밤샘 응원을 하던 시민들에게 더없는 선물을 안겨줬다.

올림픽 축구팀의 위업은 가장 어려운 조건 속에서 이룬 것이라는 점에서 더욱 값지다. 축구 종가인 영국은 이번에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로 각기 독립돼 있는 축구협회 간의 합의를 통해 1960년 로마올림픽 이래 52년 만에 단일팀을 구성해 출전했다. 영국은 축구 대표팀을 지역 통합의 상징으로 내세우며 관민 차원에서 대대적인 지원과 후원을 아끼지 않았다.

선수 구성만 봐도, 라이언 긱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마이커 리처즈(맨체스터 시티), 에런 램지(아스널), 대니얼 스터리지(첼시), 크레이그 벨러미(첼시) 등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누비고 있는 쟁쟁한 선수들이 주축을 이뤘다. 몸값 기준으론 우리 선수들의 4배를 족히 넘는다고 한다. 더욱이 경기가 열린 카디프 경기장에는 7만여명의 관중이 몰려와 일방적인 응원을 펼쳤다. 누가 봐도 유리할 게 하나도 없는 최악의 환경이었다.

홍명보의 축구팀은 이런 악조건을 치밀한 준비와 전술, 조직력과 투지로 돌파했다. 선수들은 기술적 열세를 운동량으로 극복하고, 상대의 공격을 준비된 협력수비로 무력화했다. 강력한 체력과 빠른 패스를 바탕으로 한 우리식 조직 축구로 상대의 허점을 줄기차게 파고들었다. 팔이 부러지고 다리에 쥐가 날 정도로 몸을 아끼지 않는 투혼도 빛났다.

무엇보다 훌륭한 건 개별적으로 보면 영국 선수에 견줘 크게 뒤지는 우리 선수들을 하나로 묶어 ‘이기는 팀’을 만들어낸 홍 감독의 지도력이다.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이기도 한 그는 경험에 기초한 강력한 카리스마와 함께 선수들을 동생처럼 감싸는 ‘형님 리더십’으로 끈끈한 팀 정신을 주조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이번 영국전의 지동원 선발 기용과 수문장 이범영의 과감한 교체 투입에서 볼 수 있듯이 뛰어난 지략과 용병술도 과시했다.

단체경기는 지도자와 선수가 혼연일체가 되었을 때 단순한 물리적 법칙을 뛰어넘는 화학적 폭발력을 발휘한다. 이번 홍명보 축구팀은 경기를 통해 이를 여실히 보여줬다. 통합보다는 분열과 갈등, 증오가 판을 치는 우리 사회가 배워야 할 덕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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