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8.04 20:42
수정 : 2005.08.04 20:43
사설
황우석 교수팀이 복제 개를 탄생시켰다. 앞서 복제 양 돌리를 탄생시킨 영국의 이언 윌머트 교수가 “동물 복제에서 최고 정점을 찍는 사건”이라고 평가했으니 그 의미를 새삼 언급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개는 원숭이와 함께 복제하기 가장 어려운 동물로 꼽혀왔다. 개는 당뇨병·심장병 등 65종의 질병을 인간과 공유하고 있어 줄기세포를 이용한 난치병 치료 연구에 매우 유용하다. 이번 기술은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들을 복원하는 데도 활용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생명복제 같은 첨단기술이 고도화할수록 그 위험성도 고도화한다. 때문에 철학적·윤리적 성찰을 통해 그 위험성을 얼마나 제거하고 공적 통제의 틀을 합의하느냐에 따라 그 사회의 문화적 성숙도가 결정된다. 기술은 이런 성찰에 의해 진실로 인간과 자연에 봉사할 수 있다. 성찰이 따르지 않는 기술은 인간적 활용에 앞서 상업적 목적에 봉사된다. 미국의 한 벤처 회사는 올해 초 마리당 5만달러의 비용을 들여 애완 고양이를 복제했다. 이후 애완동물 복제 업체가 우후죽순으로 등장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 과학기술부는 2010년까지 특수유용 동물 복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다행히 황 교수는 “상업적 이용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치료용 줄기세포 기술 개발과 신약개발 기술에만 이용하겠다는 것이다. 상업적 유혹에 흔들리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그런데 황 교수가 회견 중 던진 질환모델 동물의 ’생산’이란 말 한 마디가 어두운 잔영으로 남는다. 생명은 생산되지 않는다. 탄생한다. 생명은 생산되고 소비되는 상품과 다르다. 생명은 생산의 주체이며 다른 생명을 키워준다. 그래서 생명은 존중받아 마땅하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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