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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9.19 19:14 수정 : 2012.09.20 08:47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어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함으로써 정치의 한복판에 뛰어들었다. 안 원장의 출마 선언으로 대선판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안 원장의 3자 대결 구도 속에서 야권 단일화가 최대 변수가 되는 형국으로 짜였다.

안 원장은 어제 회견에서 출마의 변으로 정치의 쇄신을 들었다. 그는 “지금 대한민국은 낡은 체제와 미래가치가 충돌하고 있다”며 “이제 낡은 물줄기를 새로운 미래를 향해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들은 저를 통해 정치 쇄신에 대한 열망을 표현했다”며 “그 열망을 실천해내는 사람이 되려 한다”고 강조했다.

이른바 ‘안철수 현상’으로 대변되는 기존 정치에 대한 염증, 새로운 정치에 대한 갈망이 그를 대선 출마로 이끌었다는 이야기다. 안 원장은 지난 1년여 동안 지지율 면에서 박근혜 후보에 필적하는 거의 유일한 후보였다. 도도한 시대정신의 반영이라 할 만큼 안 원장을 통해 표출되는 새 정치에 대한 국민의 기대는 사뭇 크다. 안 원장으로서는 이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해야 할 책임과 과제를 떠안은 셈이다.

정치 쇄신은 사실 만만찮은 과제다. 이상만으로 되지 않고 현실과 타협하는 순간 좌표를 잃고 만다. 안 원장은 회견에서 “국회가 지금처럼 가다가는 절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정당정치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국회나 정당정치 현실에 대한 국민의 비판적 시각을 대변한 말이다.

안 원장에 대한 국민의 지지는 기존 정당에만 정치를 맡겨둘 것이 아니라 안 원장과 같은 새 인물, 새 세력이 가세해 우리 정치를 바꿔달라는 요구일 것이다. 그렇다고 국회와 정당정치를 멀리하고 척결 대상으로 삼는다고 문제가 모두 해결되지는 않는다. 싫건 좋건 제도 정치의 틀 안에서 국정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안 원장이 정치 쇄신의 뜻을 세운 만큼 국민적 요구와 냉엄한 정치 현실을 잘 조화시켜 우리 정치에 실질적인 진전이 있도록 결실을 맺어주길 바란다. 정치세력의 문제도 마찬가지다. 시민사회 세력, 전문가 그룹은 물론 기존 정치권에서도 널리 인물을 구해야 할 것이다.

야권 단일화와 관련해 안 원장은 정치권의 진정한 변화와 혁신, 그리고 국민의 동의라는 두 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당분간 야권 단일화에 얽매이지 않고 독자 행보를 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어찌 보면 단일화 문제는 안 원장이 언급한 새로운 정치를 스스로 구현할 수 있는 최대의 소재다. 새 정치를 바라는 국민들 입장에선 안 원장이든 문재인 후보든 누가 야권 후보가 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두 사람이 힘을 합쳐 새로운 정치를 앞당기고 복지와 평화, 정의의 시대를 열어주길 바랄 뿐이다. 두 후보 모두 단일화 과정에서 새로운 정치를 보여주고 국민들에게 감동을 안겨줄 만한 진정성과 헌신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로지 정치를 새롭게 하기 위해 앞만 보고 나아가면서 국민의 마음을 얻는 이가 야권 단일 후보가 될 것이다. 안 원장은 물론 문 후보도 이런 자세로 단일화에 임해주길 바란다.

안 원장은 다른 후보들에 비해 대선 출마 선언이 늦어진 만큼 국민에게 자신의 정책과 비전을 소상히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것도 급선무다. 늦은 만큼 더욱 친절하게,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이해와 협조를 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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