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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10.03 19:18 수정 : 2012.10.03 19:18

추석 연휴 뒤끝에 원전 2기가 동시에 고장나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제 오전 부산 기장의 신고리 1호기가 제어봉 고장으로 정지됐고 2시간여 뒤 전남 영광의 영광 5호기도 급수펌프 이상으로 가동이 정지됐다. 우연일 수 있지만 고장이 연이어 나고 더구나 제어봉 고장은 안전사고와 직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한국수력원자력 쪽은 발전소의 안전성에는 영향이 없는 사고라고 하는데, 그렇게 넘어가서 될 일이 아니며 근본적인 안전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신고리 1호기는 가동한 지 2년도 되지 않은 새 원전인데 제어봉 제어계통에 문제가 생겨 정지됐다. 제어봉은 핵분열 연쇄반응을 조절하는 중요한 장치다. 제어봉이 고장나면 원자로가 과열되거나 노심용융으로 폭발할 수도 있다고 한다. 지난 7월 영광 6호기와 8월 신월성 1호기도 제어봉 제어계통 고장으로 정지된 바 있어 심상찮은 경고로 받아들일 만하다. 근본 원인을 샅샅이 따져보지 않고 문제가 발생한 부품만 교체해 다시 가동하면 문제는 계속 발생하고 큰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은 더 커진다.

급수펌프 이상으로 고장난 영광 5호기는 공교롭게도 신고리 1호기와 같은 한국형 원자로다. 2000년부터 지난달까지 발생한 105건의 원전 사고와 고장 가운데 39건이 한국형 원자로에서 발생했다고 한다. 새 원전인 한국형 원자로의 고장률이 줄지 않고 있는 데 대한 원인 규명도 이뤄져야 한다. 영광 5호기는 2002년 5월 상업운전을 시작한 이래 무려 17번이나 고장을 일으켰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회원국 원전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한 결과 회원국의 143개 원전에 대한 보수작업이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한다. 이번 스트레스 테스트는 노후 원전, 테러 공격, 인간 실수 등 치명적인 위험을 간과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데도, 보수작업에 필요한 비용만 240억유로(34조5000여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유럽 최대의 원전국 프랑스에서도 58개 원자로에서 미비점이 발견됐다고 한다. 원전을 짓고 폐쇄하는 데 천문학적인 돈이 드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일상적인 유지·보수 비용도 결코 만만치 않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원전 확대로 직접적 이득을 보는 원전족이 아니라면, 이런 사정을 보고도 원전이 경제적이라는 주장에 동의하기 어려울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안전성이다. 신고리 1호기와 영광 5호기의 사고 원인을 규명하는 차원을 넘어 국내 원전 전체에 대한 안전점검을 새로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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