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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10.08 08:10 수정 : 2012.10.08 08:10

월성 원전 1호기가 수명연장 심사에서 심각한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월성 1호기는 11월 설계수명이 만료되는 노후원전으로, 정부는 10년 수명연장을 꾀하고 있다. 그런데 냉각설비 등 안전과 직결되는 핵심 장치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의 안전 요건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월성 1호기는 안전성은 물론 경제성 측면에서도 폐쇄해야 한다.

월성 1호기는 캔두형 원전으로, 냉각계통의 열교환기를 다중으로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월성 1호기는 그런 요건이 강화되기 전에 지어져 냉각기가 하나만 있는 상태라고 한다. 냉각기를 추가로 설치하려면 발전소 근간을 흔드는 수준의 설계 변경이 필요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한국수력원자력 쪽의 답변이다. 냉각기는 사고가 났을 때 원자로의 열을 제거하는 핵심 설비다. 그런 문제만으로도 재가동을 불허할 이유가 충분하다.

여기에 더해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중요성이 커진 수소감시기를 재가동 전에 설치할 수 없다는 점도 문제가 되고 있다. 후쿠시마 원자로는 냉각이 제대로 되지 않자 냉각수가 분해돼 원자로 안에 수소가 가득 찼고, 이것이 폭발해 사고가 커졌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지난해 후쿠시마 사고 이후 수소감시기 설치를 지시했는데, 2년여가 걸리는 작업이어서 재가동 전에 설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한다. 이에 한수원은 수명연장 이후 후속조처로 수소감시기를 설치하겠다는 편법을 동원하고 있다. 수명연장 심사에서 안전기준 완화를 요구하는 것은 안 될 말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최신기술 적용이라는 분명한 원칙과 기준을 갖고 심사를 벌여야 한다.

월성 1호기는 수명연장을 위해 2009년 4월부터 27개월 동안 압력관 교체 등 설비 개선 작업을 마치고 지난해 7월 다시 가동에 들어갔다. 그런데도 올해 들어 벌써 세차례나 발전 정지 사고가 발생해 노후원전에 대한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7000억원을 쏟아부어 정비를 했다지만 자동차에 비유하면 엔진만 바꾼 채 낡은 주변 부품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과 같다고 한다.

한수원은 원자로를 폐쇄하면 매몰비용으로 끝이지만 향후 10년간 계속 운전하면 2조원 이상 판매수입이 생긴다며 경제성을 강조하고 있다. 노후원전으로 초래될 수 있는 대재앙 앞에서 경제성을 따지는 건 무의미하다. 월성 1호기는 핵분열 물질인 우라늄235의 함유량이 적은 중수로여서 사용후 핵연료 발생량이 경수로의 6배나 되기 때문에 처리비용을 고려하면 경제성도 매우 낮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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