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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단일화 위한 ‘정치혁신위’ 구성 진지한 접근을 |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가 어제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에게 야권 단일화를 위한 정치혁신위원회를 공동으로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안철수 후보 쪽은 일단 부정적이어서 당장 공동 정치혁신위가 구성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후보의 공동 정치혁신위 구성 제안은 조국 서울대 교수의 3단계 야권 단일화 방안을 수용한 것이다. 문 후보는 공동 정치혁신위 위원장으로 조 교수를 추천했다. 조 교수의 단일화 방안은 정치혁신위를 공동으로 구성하고 공동 정강정책을 확립한 뒤 양쪽의 세력 관계를 조율하는 3단계로 돼 있다.
안철수 후보 쪽은 어제 “각자 정권교체와 새로운 변화를 위해 집중하고 노력할 때”라며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 단일화 논의에 휘말려들 경우 독자적인 세를 유지하기 어려운 만큼 당장은 나 홀로 행보를 계속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단일화 문제는 복잡한 정치 방정식을 푸는 것이어서 결론까지는 상당한 우여곡절이 예상된다. 그럴수록 단순한 정치공학적 이벤트가 아니라 내용이 있는 단일화 틀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양쪽이 서로 배려하고 진솔하게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문재인 후보가 안철수 후보에게 “민주당에 입당해 경쟁하는 게 제일 쉬운 단일화 방법”이라고 한 것이나, 공동 정치혁신위 위원장을 조국 교수로 못박아 제안한 것 등은 다소 성급해 보인다. 안 후보로서는 문 후보가 자신을 야권의 테두리 안으로 묶으려 든다는 압박감을 느꼈을 수 있다. 안 후보 역시 단일화를 언제까지나 미룰 수 없다. 단일화가 무슨 한판 승부처럼 단박에 될 수도 없다. 안 후보도 이제는 단일화를 준비하고 논의할 필요가 있다.
조국 교수의 단일화 방안은 정치혁신 등 내용 있는 단일화를 이룰 수 있다는 점에서 검토할 가치가 있는 구상이다. 이 제안을 어느 한쪽에서 이용하려 들어선 안 된다. 공동 정치혁신위 구성만 해도 위원장을 누구로 할지, 발족은 언제 할지, 시민사회 등 제3의 중재그룹을 포함할 것인지 등을 놓고 깊이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 3단계 단일화 방안을 토대로 더욱 진지한 단일화 논의가 이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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