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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출금 직전 출국한 이상은씨, 당장 귀국해야 |
이명박 대통령의 큰형 이상은씨가 내곡동 사저 특검 수사 개시 하루 전에 출국했다고 한다. 한마디로 황당한 일이다. 이씨가 회장으로 있는 ㈜다스는 “사전에 계획된 해외출장이며, 이상은 회장은 피의자가 아니므로 특검의 출금 대상이 되리라 생각하지 못했다”고 밝혔지만 출국 경위가 석연치 않다. 이번 특검의 핵심 수사 대상이 출국 금지 전날 국외로 나가버렸으니 수사를 피해 출국한 게 아니냐는 의심을 살 만하다. 당장 귀국해 성실히 수사에 응해야 할 것이다.
이상은씨가 누구인가. 이 대통령의 큰형일 뿐 아니라 ㈜다스의 회장으로서 5년 전 비비케이 사건 당시 검찰과 특검의 수사 대상으로 여러 차례 이름이 오르내렸던 인물이다. 이번에는 내곡동 사저 터 매입 과정에서 이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씨에게 연이자 5% 조건으로 6억원을 빌려준 것으로 검찰이 발표한 바 있다. 특검팀이 이시형씨를 비롯한 청와대 관계자들의 이런 해명이 맞는지를 밝히는 데 핵심적인 인물 중의 한 사람이 바로 그다.
그의 진술이 중요한 건 이시형씨가 검찰에 낸 서면답변이 허구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시형씨 이름으로 계약했다가 나중에 이 대통령 명의로 돌릴 예정이었다면 왜 이시형씨가 이자까지 부담하면서 큰아버지인 이상은씨한테서 거액을 빌렸을까. 상식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는 해명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 모든 의혹을 풀 열쇠를 이상은씨가 쥐고 있다.
그런 그가 갑자기 출국해버렸으니 문제가 심각하다. 만약 특검 수사 기한 안에 들어오지 않으면 수사에 막대한 차질이 불가피해진다. 다스 쪽은 이 회장의 출장 일정이 24일까지여서 그날 들어올 것이라고 밝혔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서 출장을 이유로 장기간 국외에 나가 있는 것 자체가 적절한 처신이 아니다. 애초부터 순수한 출장 목적이었는지, 아니면 도피할 생각이었다가 의외로 파장이 커지자 국내에서 귀국을 종용해 서둘러 귀국 의사를 밝힌 것인지도 아직 확인할 길이 없다.
특검의 1차 수사 기간은 30일에 불과할 정도로 짧다. 수사에 차질이 없도록 협조하겠다는 생각이 있다면 당장 귀국해 조사에 응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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