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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10.19 18:56 수정 : 2012.10.19 18:56

이명박 대통령 아들 이시형씨가 서울 내곡동 사저 터 매입자금을 큰아버지인 이상은씨한테서 빌리면서 ‘현금 6억원을 받아 큰 가방에 넣어가지고 왔다’는 취지의 진술을 검찰 수사 서면답변에서 했다고 한다. 청와대가 그동안 ‘친척’이라고만 말해온 매입자금 6억원의 출처가 좀더 분명하게 나온 셈이다.

그동안 숱한 부정비리 사건에서 확인됐듯이 ‘현금 다발’은 언제나 떳떳하지 못한 거래를 상징한다. 손쉬운 계좌이체를 놔두고 굳이 현금 뭉치를 주고받는 이유는 분명하다. 거래의 흔적을 남기지 않고 돈의 흐름을 추적하기 어렵게 만드는 데는 현금만한 게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른 사람도 아닌 대통령 가족이 관련된 거래에서 이런 비정상적인 현금 뭉치가 오갔다니 경악할 일이 아닐 수 없다.

청와대 쪽은 “이상은씨가 원래 평소 현금을 잘 쓰고 집에도 현금을 꽤 오랫동안 모아두는 분”이라고 해명했다고 한다. 참으로 실소를 금할 수 없는 궁색한 변명이다. 그러고 보니 이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전 의원 역시 여비서 계좌에서 나온 괴자금 7억원을 두고 “집안 안방 장롱 속에 보관해왔던 돈”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얼마나 수상쩍은 돈이 넘쳐나기에 이 대통령 형제들은 한결같이 현금 뭉치를 집안에 쌓아두고 사는지 참으로 궁금하다.

이시형씨가 진술한 ‘현금 6억원’에 대한 진상규명은 앞으로 이광범 특검팀이 파헤쳐야 할 핵심 의혹 가운데 하나다. 이상은씨가 현금 6억원을 빌려준 사실이 있는지, 그 돈이 이씨 것이 맞는지, 그렇다면 출처는 어디인지 등을 명백히 밝혀야 한다. 이 돈이 혹시 이상은씨가 회장으로 있는 자동차부품업체 ㈜다스 쪽에서 흘러나온 것이 아닌지도 확인해볼 문제다. 다스를 두고는 그동안 ‘이 대통령이 실소유주’라는 관측이 끊이지 않았던 만큼 이번 기회에 ‘차명재산’ 의혹을 풀기 위해서도 확실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

이시형씨의 진술 자체가 사실이 아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도저히 출처를 밝히기 어려운 ‘민감한 돈’이어서 이상은씨한테서 빌린 것으로 꾸며놓은 것일 수도 있다. 그만큼 내곡동 사저 터 구입을 둘러싼 의혹들에 대한 청와대 주장은 상식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이 한둘이 아니다.

특검 수사를 앞두고 중국에 ‘도피성 출국’을 한 이상은씨는 즉시 귀국해 이런 모든 의문점들에 대해 설명해야 한다. 청와대도 딴청을 부리지 말고 이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형을 귀국시켜야 한다. 언제까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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