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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10.25 19:05 수정 : 2012.10.25 19:05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어제 1달러당 1100원선 아래로 내려앉았다. 지난 6월만 해도 1180원선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하락세가 가파른 편이다. 원화 가치가 저평가돼 있다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은 것을 보면 환율은 더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환율이 내리는 것은 시중에 달러가 넘친다는 얘기다. 빚이 많은 미국·유럽·일본 등 선진국들이 양적완화로 자국 통화 약세 정책을 펴 세계적으로 유동성이 크게 늘어난 게 그 원인이다. 거기에 국내적으로 무역수지 흑자가 꾸준히 쌓이고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상승 등으로 외국 자본이 계속 들어와 원화 가치가 상승하고 있다.

지금의 원화 가치가 적정한지를 두고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적정환율이 1100원선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통상적으로 경상수지가 균형을 이루는 적정환율 수준은 1000~1050원 사이라는 견해도 적지 않다. 이렇게 본다면 지금의 환율 수준이나 하락세는 그리 우려할 일은 아니다. 다만 그 속도는 완만하게 움직이는 게 좋다. 그래야 정부·기업·가계 등 경제주체들이 충분히 대비하고 경제 전반의 충격도 줄어든다.

환율이 하락하면 수출기업들의 채산성이 일부 떨어지겠지만 환율은 오르든 내리든 어차피 양면성이 있기 마련이다. 원화가 강해지면 일반 국민들의 삶은 나아진다. 원유·곡물 등 주요 원자재 수입가격 하락으로 물가를 잡는 이점이 있고 구매력이 높아져 내수시장 활성화도 기대된다.

환율은 기본적으로는 시장 균형에 맞추어 가는 게 제일 무난하다. 성장률을 높이려 고환율 정책으로 국민에게 부담을 지우는 방식으로 거시경제를 운용했던 일이 되풀이돼선 안 된다.

벌써 환율 하락으로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나라가 어려워질 것이란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하지만 김중수 한은 총재는 현재의 원화 절상 수준은 경쟁국들과 큰 차이가 없어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세계시장에서 국내 제품과 경합하는 일본 엔화 가치를 고려할 때 우리 기업들의 피해는 그다지 크지 않다고 한다. 수출기업들은 그동안 누렸던 고환율 정책의 단맛을 잊고 품질·서비스·브랜드 등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한다.

이제는 1000원대 환율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 우선 정부는 직접 시장에 개입하기보다는 금리정책 등을 탄력적으로 활용하며 환율 변동의 완급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올해 들어 9월까지 주식시장의 외국인 순매수 규모만 15조원이 넘은 만큼 자본 유출입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 또 중소 수출기업들이 위축되지 않도록 지원방안을 꼼꼼히 챙기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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