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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10.25 19:05 수정 : 2012.10.25 19:05

오늘 오후 서울 대한문 앞에선 ‘밥 한번 먹자’라는 이색적인 제목의 콘서트가 열린다.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이 농성을 벌이고 있는 현장에서 해고·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함께 삶의 희망을 만들자는 취지로 마련된 자리다. 네바다51·한동준·게이트플라워즈 등의 가수들이 출연하는 콘서트와 바자회가 열리는 이 행사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희망식당 하루’가 모금을 위해 판매할 주먹밥 1000개다. ‘희망식당 하루’는 콘서트의 공동 주최자로,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을 도우려고 지난 3월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서 처음 문을 연 식당이다. 현재 전국에서 4곳이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콘서트 이름이 ‘밥 한번 먹자’인 것은 밥이 지니고 있는 나눔의 상징성 때문일 것이다. 일찍이 시인 김지하가 “하늘을 혼자서 못 가지듯이/ 밥은 서로 나눠 먹는 것/ 밥이 하늘입니다”라고 노래한 것처럼 밥 나눔은 서로에 대한 사랑과 배려, 연대의 정신을 확인하는 행위다.

지금 이 땅에는 연대와 격려가 절실한 해고·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너무나 많다. 지난 4월 희생자 분향소를 마련하고 시작된 쌍용차 농성은 어느새 200일을 훌쩍 넘었다. 어렵사리 국회에서 쌍용차 청문회가 열리긴 했으나 해고자 복직은 여전히 원점을 맴돌고 있다. 울산에선 대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복직되지 못한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해고자 최병승씨가 비정규직노조의 천의봉 사무장과 10일째 철탑농성을 이어가고 있고, 용역깡패들이 공장을 쳐들어왔던 충남 아산의 유성기업에선 홍종인 지회장이 지난 21일부터 공장 앞 굴다리에서 고공농성에 들어간 상태다. 코오롱, 콜트콜텍, 재능교육, <와이티엔>, 피에스엠씨(옛 풍산마이크로텍) 등 해고노동자들이 1년 이상 장기투쟁을 벌이고 있는 곳도 한둘이 아니다.

노동자들은 바싹 피가 말라가지만 해당 기업은 물론이고 정부, 정치권 등은 여전히 뒷짐만 지고 있다. 이들을 사태 해결의 길로 나서게 할 힘은 한진중공업의 ‘희망버스’가 보여줬듯이 시민들의 강력한 연대와 압박뿐이다. 오늘의 콘서트가 그 힘을 확인하는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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