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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10.26 19:15 수정 : 2012.10.26 20:12

김무성 새누리당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이 연일 안철수 무소속 대통령 후보의 복지 확충 주장을 공산주의와 연결시키는 색깔론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시대적 대세로 자리잡은 경제민주화와 복지를 비판하면서 이념 문제를 들이대는 것은 스스로 한계를 드러내는 시대착오적 신매카시즘이다.

김 본부장은 어제 당내 회의에서 안 후보의 복지 확충 주장이 마르크스의 공산주의라는 자신의 주장이 색깔론이란 비판을 받는 것과 관련해 “안 후보가 ‘능력대로 내고 필요한 만큼 쓰자’는 말을 했고, 그 말이 패망한 마르크스 이론과 같은데 그것을 알고 말한 것인지를 물은 것”이라고 거듭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공산주의 국가들은 이 원리를 채택해 모두 패망했고 남유럽 국가도 이 원리에 입각한 복지정책을 채택했다가 국가부도가 났다”며 “우리 복지정책이 마르크스주의적 이상론대로 된다는 것인데 이렇게 되면 큰일 아니냐”고 주장했다.

김 본부장 주장은 한마디로 안 후보의 복지 주장이 마르크스주의 이상론이라는 것인데, 자기 편할 대로 딱지를 붙이는 전형적인 색깔론이다. 안 후보는 책에서 복지 지출을 늘리기 위해 점진적인 증세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능력대로 내고 필요한 만큼 쓰자’는 주장을 폈다. 건강보험처럼 소득 수준에 따라 세금을 내고 필요한 복지 혜택을 받자는 것이다. 이를 두고 ‘능력대로 일하고 필요한 만큼 분배한다’는 고전적인 마르크스주의 강령과 같다고 하는 것은 억지일 뿐이다.

김 본부장은 최근 “일제 시대엔 독립, 6·25 때는 빨갱이(척결), 독재 때는 민주화 투쟁 등 언제나 시대적 소명이 있다”며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소명은 진보의 탈을 쓴 종북세력에게 정권을 주지 말아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둘 다 종북세력이고, 지금의 시대정신은 종북세력 척결이라는 것인데 새누리당 선대본부장의 인식 수준이 이 정도라면 심각하다.

김 본부장의 보수꼴통식 망언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제주해군기지 반대 운동을 두고 “북한 김정일의 꼭두각시 종북세력”이라고 했고,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 때 일부 교육감들이 휴교령을 내리자 “방사능 불안감을 조장하는 불순세력이 있다”고 말해 물의를 빚었다.

김 본부장과 새누리당이 고색창연한 색깔론에 편승해 대선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큰 착각이다. 시대가 크게 변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조차 경제민주화와 복지를 내세우는 마당이다. 고리타분한 이념적 틀에 갇혀 세상일을 보면 앞으로 나아가기는커녕 뒷걸음질만 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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