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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10.28 19:11 수정 : 2012.10.29 08:59

지난 26일 나로호 3차 발사가 연기될 때만 해도, 사소한 부품 파손으로 인한 중단으로 알려졌다. 한국과 러시아 기술진은 국제기구에 예고했던 기한(31일) 안에는 재발사가 이뤄지리라고 내다봤다. 그런 입장이 이튿날 바뀌었다. 파손된 부품 때문인지, 아니면 발사체의 문제인지 좀더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재발사는 상당히 미뤄질 전망이다. 1, 2차 발사 실패를 지켜본 국민들의 실망감은 작지 않다. 그렇다고 눈총 속에서도 신중을 기하려는 기술진의 태도를 타박해선 안 될 것이다.

문제는 1단 로켓(발사체)과 발사대 연결부위의 기밀유지용 마감재인 실이 왜 파손됐는지다. 애초 부실했던 것인지, 아니면 발사체 쪽 연결 포트에 틈이 발생해 파손됐는지. 제품이 부실했다면 교체하면 되지만, 연결 포트에 틈이 발생했기 때문이라면 복잡해진다. 일부 전문가 말대로 엔진 내부의 문제가 있었다면 더 복잡하다. 발사대에 세우기 전 조립동에서 두 번 점검하고, 최종 리허설까지 치렀던 터였으니 이런 의문은 당연하다. 모든 가능성에 문을 열고 원인 규명에 나서야 한다.

발사 연기는 흔한 일이다. 우리의 첫 정지궤도위성 천리안은 지난해 4차례의 연기 끝에 발사에 성공했다. 사실 손쉬운 성공보다는 수많은 실패로부터 더 많은 교훈을 얻기도 한다. 나로호 역시 지금까지 다섯 번의 발사 연기와 두 차례의 발사 실패를 경험했고, 이 과정에서 단 한 번의 성공으로 끝냈을 때 얻을 수 없는 많은 정보와 경험을 확보했다.

재발사를 서둘러선 안 된다. 이번이 계약상 마지막 서비스다. 솔직히 우리는 1차 때 확인된 페어링 문제나, 2차 로켓의 완성도 여부를 점검할 기회가 없었다. 이번에도 발사체에 문제가 생긴다면, 최소 비용으로 우리가 제작한 것들을 점검할 수 없게 된다. 서두르는 건 러시아 쪽일 것이다. 한 번 발사할 때마다 최고급 기술인력 170여명과 각종 보안요원 등 수백명이 투입된다. 일정이 길어질수록, 민간업체인 흐루니체프 우주센터로서는 막대한 비용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국민의 눈을 의식한다든지, 러시아 쪽의 채근에 떠밀린다든지 해선 안 된다.

특히 경계할 건 정치적 간섭이다. 지난해 12월, 올 10월로 3차 발사 시기가 결정됐을 때 논란이 분분했다. 대통령선거를 코앞에 둔 시기였던 탓이다. 나로호 같은 초대형 프로젝트는 선거에 적잖이 영향을 끼친다. 지금 가장 중요한 일은 원인 규명이다. 경제적(비용) 혹은 정치적(대선) 배경 때문에 이 부분을 소홀히 하고 재발사를 서두르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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