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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10.30 19:06 수정 : 2012.10.30 19:06

월성원전 1호기가 엊그제 또 고장으로 발전이 정지됐다. 월성 1호기는 고리 1호기 다음으로 오래된 원전으로 오는 11월20일 30년의 설계수명이 끝난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수명 연장을 꾀하고 있는데, 고장이 잦을 뿐 아니라 핵심 안전기준에도 미달하기 때문에 다시 가동해서는 안 된다.

월성 1호기는 지난 10년 동안 8번의 고장을 일으켰는데 절반인 4번이 올해 발생했다. 1월에 원자로 냉각재 펌프가 이상을 일으켰고, 지난달에는 여자변압기가 고장났으며, 이번에는 터빈이 정지하는 등 내용도 하나같이 위중하다. 특히 7월 한달여간 계획예방정비를 거쳤는데도 그 뒤로 고장이 계속 나 불안감을 더하고 있다.

더군다나 수명 연장을 위한 한수원의 보완조처가 안전기준에 크게 못 미친다고 한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 4차례에 걸쳐 한수원에 질의한 심사 내용 880건 가운데 한수원이 아예 응답하지 못한 항목이 20건이고 기준에 못 미치는 대책을 내놓은 것이 37건이나 된다고 한다.

특히 문제되고 있는 것은 비상시 냉각계통 환기 다중화 설비다. 이 시설은 원전 사고가 발생할 경우 원자로 내부의 열을 제거하는 핵심 장치인데, 월성 1호기에는 1대만 설치돼 있다. 1991년 이후로 복수의 열교환기를 설치하도록 규정돼 있는데, 월성 1호기는 기준 적용 이전에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냉각기를 추가로 설치하려면 발전소 근간을 흔드는 수준의 설계 변경이 필요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한수원의 입장이다. 그런 문제만으로도 재가동을 불허할 이유가 충분하다.

원자로 내부 수소감시기 역시 중요한 쟁점이다. 월성 1호기에는 수소감시기가 없으며 일러도 내년 9월에야 설치가 가능한 상황이다. 지난해 후쿠시마 원전사고 후속조처로 수소감시기를 설치하라고 기준을 높여 새로 가동하는 원전에 적용하고 있다. 월성 1호기에 대해서만 추후 보완하라고 예외 기준을 적용해서는 안 된다.

캔두형 원전으로 분류되는 월성 1호기는 천연 우라늄을 원료로, 물보다 무거운 중수를 냉각재로 쓴다고 한다. 경수로보다 훨씬 많은 사용후 핵연료를 배출하고 수소 발생량도 월등히 높아 안전성은 물론 경제성도 크게 떨어진다고 한다. 더 많은 안전장치가 필수적인데도 기본 안전장치마저 미비한 상태로 수명 연장을 하는 것은 안 될 일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운영허가 만료 기간에 구애받지 않고 심사를 엄격히 해나갈 것이라고 하나 미덥지 않다. 대선 때 논란이 되는 것을 피해 뜸을 들이다가 결국 수명 연장을 하게 되면 원안위의 위상은 땅에 떨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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