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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11.04 19:04 수정 : 2012.11.04 19:04

<한국방송>이 추진했던 유력 대선 후보 3명의 순차토론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쪽의 거부로 사실상 무산됐다. 대선이 40여일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이런저런 핑계를 들이대는 후보들의 무성의로 제대로 된 티브이토론 한번 못하고 있는 지금의 상황은 매우 비정상적이다.

한국방송은 애초 13일부터 15일까지 사흘간 박근혜 후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안철수 무소속 후보 등 3명을 연달아 불러 개별 토론을 진행하기로 하고 세 후보 쪽에 공문을 보냈다. 그러나 문재인, 안철수 후보 쪽은 참석하겠다는 공문을 보냈지만, 박근혜 후보 쪽은 공문을 보내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한국방송은 박 후보가 참여하지 않을 경우의 공정성을 이유로 토론을 승낙한 나머지 두 후보의 티브이토론도 사실상 취소했다.

박근혜 후보 쪽이 토론을 거부한 이유는 세 후보의 토론 순서를 추첨으로 정하도록 한 한국방송 제안이 불공평하다는 것이었다. 문재인, 안철수 두 후보의 경우 단일화 문제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검증 등에서 상대적으로 소홀할 수 있는 만큼 박 후보의 토론 순서를 맨 마지막으로 해달라는 게 새누리당 쪽의 주장이었다고 한다. 아무리 집권여당 후보라지만 공영방송이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정한 방식을 문제 삼아 토론회 자체를 무산시키는 것은 볼썽사납다. 박 후보 쪽이 야권 단일화가 되기까지 3자 토론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건 어느 정도 이해가 가지만 개별 토론마저 이를 핑계로 대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한국방송이 애초 어느 한 후보가 토론회를 거부하더라도 나머지 후보로 토론을 진행하겠다고 했다가 박 후보가 불참하자 행사 자체를 무기 연기한 것도 문제 있다. 한국방송은 자체의 선거방송 준칙과 토론방송위원회 등을 두어 티브이토론을 준비해 왔지만, 이번 행사 취소는 상층부의 일방적인 결정이었다고 한다. 공영방송이 집권여당 후보의 눈치 보기에 급급하다는 비판을 받을 만하다.

이번 대선처럼 후보들의 티브이토론이 실종되다시피 한 적은 별로 없다. 지금까지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후보 선출을 위한 내부 티브이토론만 4차례 있었을 뿐이다. 2002년 대선 때 83차례, 2007년 대선 때는 48차례의 각종 후보 토론회가 있었던 것에 비하면 심각한 수준이다. 국민은 후보들이 시장에 가서 어묵이나 사먹는 모습을 보고 싶은 게 아니다. 후보들이 티브이에 나와 자신의 정책을 친절히 설명하고 다른 후보들과 치열하게 토론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 후보들은 이를 충족시켜줄 책임과 의무가 있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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