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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11.09 19:12 수정 : 2012.11.09 19:12

요즘 새누리당의 공세는 온통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후보 단일화 작업에 집중돼 있다. 각종 원색적 표현을 써가며 후보 단일화를 깎아내리기에 골몰한다. 밀실야합론, 국가위기론, 유권자 선택 박탈론 등 동원되는 논리도 갖가지다. 급기야 엊그제 김태호 중앙선대위 공동의장은 “국민을 홍어×처럼 생각하는 국민 사기”라는 입에 담기 힘든 막말까지 토해냈다.

문-안 두 후보의 단일화에 대해 새누리당이 느끼는 심각한 위기의식을 짐작하기란 어렵지 않다. 대다수 여론조사가 양자대결 구도에서는 박근혜 후보가 패하는 것으로 나오는 상황에서 새누리당이 히스테리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 하지만 지금의 새누리당 공세에서는 최소한의 논리적 설득력이나 정치적 품격을 찾아보기 어렵다.

비슷한 가치를 지니는 정치세력이 공동의 정치적 목표를 이루기 위해 손잡고, 그것도 공개적으로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고 있는데 이를 ‘밀실 정치야합’이라고 비난하는 것부터 설득력이 떨어진다. 특히 디제이피 연합을 주도했던 한광옥 국민통합위 수석부위원장이나,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와 단일화 합의를 했던 정몽준 의원까지 나서서 “구태 정치” 운운하는 대목은 거의 코미디 수준이다. 무엇보다 박근혜 후보 스스로 야권 쪽의 3자 합동 토론회 개최 제의에 대해 “우선 단일화부터 하고 오라”고 말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사실 문-안 두 후보의 단일화는 오래전부터 예상된 일이었다. 그렇다면 새누리당은 야권 후보 단일화를 덮을 만한 강력한 카드를 미리 준비했어야 한다. 새누리당이 뒤늦게 허둥지둥 후보 단일화 비방에만 골몰하는 것부터가 선거전략에 구멍이 나 있음을 증명한다. 따라서 박 후보는 후보 단일화를 비판하기에 앞서 주변 참모들부터 질책해야 옳다. 뻔히 예상되는 상황에 아무런 대비도 못한 채 뒷짐 지고 있다가 ‘입’으로만 떠드는 참모들이야말로 무능의 전형이다.

참모들도 문제지만 역시 핵심은 박근혜 후보다. 이번 대선을 두고 애초 ‘박근혜 대 박근혜’라는 말이 나왔던 것은 박 후보의 최대 약점인 표의 확장성 부족을 깨기 위해서는 그가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는 뜻에서였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행보를 보면 박 후보는 완고한 과거사 인식을 비롯해 색깔론과 네거티브 공세에 기댄 선거운동 등 자신을 둘러싼 껍질을 전혀 깨지 못하고 있다. 후보 단일화에 대한 태도 역시 그 범위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질 낮은 선거운동이 대선에 도움이 될지 박 후보가 한번 잘 판단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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