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설] 단일화 협상, 투명하고 신속하게 진행하라 |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야권 단일화 협상이 본격화됐다. 양쪽은 어제 단일화 룰 협상팀을 꾸리고 첫 접촉을 한 데 이어 본격적인 세부 협의에 들어간다고 한다. 단일화 시한인 후보등록일(25~26일)까지는 두 주도 남지 않은 상황이어서 협상 일정은 매우 빠듯하다.
양쪽은 어제 기존의 새정치공동선언 실무팀에 더해 단일화 룰 협상팀, 통일외교안보정책팀, 경제복지정책팀 등 모두 4개 협상팀을 가동함으로써 본격적인 공조체제 확립에 나섰다. 단일화 협상팀은 문 후보 쪽에선 박영선·윤호중·김기식 의원이, 안 후보 쪽에선 조광희 비서실장·금태섭 상황실장·이태규 미래기획실장이 참여했다. 문 후보 쪽은 협상 경험 등을 중시해 현역 의원들을 배치했고, 안 후보 쪽은 후보 의중을 잘 아는 최측근 그룹의 실무 인사들을 내보냈다.
두 후보는 본격적인 협상을 앞두고 나름의 전략도 제시했다. 문 후보는 어제 “단일화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유불리를 계산하지 말고 통 크게 국민을 보고 나가면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통 야당의 적자로서 통크게 단일화에 임하겠다는 이른바 ‘큰형님’ 전략인 셈이다. 안 후보는 “미래로 가는 단일화를 위해서는 여당 후보를 이길 수 있는 단일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의 양자 대결에서 자신이 강세인 만큼 본선 경쟁력을 중심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인 셈이다.
단일후보를 가려내기까지는 이제 두 주도 남지 않은 만큼 양쪽이 신경전이나 기싸움을 벌일 시간은 없다. 단일화 방식을 놓고 문 후보 쪽은 국민 참여를 강조함으로써 조직적 우위를 활용하려는 생각이고, 안 후보 쪽은 여론조사상의 이점을 바탕으로 여론조사 쪽에 더 방점을 두고 있다고 한다. 어차피 단일화 룰이란 게 한쪽에 불리하게 만들 수는 없다. 양쪽 주장에서 합리적인 부분들을 취해 절충할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서는 양쪽에서 각자의 방안을 공개하고 전문가와 국민의 평가와 의견수렴을 거치는 투명한 절차를 밟는 게 오히려 현명할 수 있다. 밀실 협상으로 공정한 방안이 나오리란 보장은 없다.
단일화 협상은 어디까지나 후보들이 최종적으로 책임질 일이다. 실무팀의 협상은 후보들의 결심을 이끌어내기 위한 과정이다. 후보들이 협상의 물꼬를 튼 만큼 협상의 결실도 후보들이 끌어내야 할 것이다. 작은 이해에 얽매이지 말고 상대방을 배려하면서 통 크게 룰 협상을 마무리함으로써 누가 단일후보가 되든 양쪽 지지자들이 흔쾌히 수용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주기 바란다.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