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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11.14 19:16 수정 : 2012.11.16 15:08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6월에 김재철 문화방송(MBC) 사장의 사퇴를 엠비시 노조 쪽에 약속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파업중인 노조가 업무에 복귀하면 김 사장 사퇴에 적극 나서겠다는 뜻을 전한 것이다. 요즈음 박 후보와 새누리당이 엠비시의 김 사장 체제를 감싸고도는 것과는 정반대다. 4개월여 만에 ‘이중 플레이’라 불러도 될 만큼 태도가 달라진 셈이다. 국민은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다.

어제 엠비시 노조의 기자회견 내용을 보면, 박 후보는 6월에 이상돈 새누리당 정치쇄신특위 위원을 통해 노조에 두 차례 메시지를 전달했다. 주목되는 것은 6월22일의 두번째 메시지로, 박 후보는 “노조가 명분을 걸고 들어오면 나중 일은 제가 책임지고 하겠습니다. 제가 당을 설득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고 한다. 파업을 풀면 김 사장 사퇴를 책임진다는 분명한 약속이다.

하지만 그 뒤 박 후보는 약속을 내팽개치고 ‘김재철 지키기’로 돌아섰다. 19대 국회 개원 조건으로 야당과 합의했던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의 엠비시 청문회를 외면했고, 환경노동위원회의 김 사장 청문회 개최에도 협력하지 않았다. 10월23일에는 박 후보의 김무성 선대위 총괄본부장이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의 김충일 이사에게 전화를 걸어 “김재철을 스테이시켜라”고 말한 사실까지 공개됐다. 이 압박 때문인지 방문진 이사회에서 김 사장 해임안은 부결됐다.

이처럼 박 후보와 김 사장은 누가 봐도 ‘동반자’ 관계나 마찬가지다. 한쪽은 방송을 집권의 수단으로 삼으려 하고, 다른 한쪽은 특정 정치세력의 이해를 충실히 좇아 기득권을 지키려 한다. 전국언론노조 대선공정보도실천위원회가 트위터와 누리꾼 투표로 지금까지 다섯 차례 선정한 ‘최악의 대선보도’에 엠비시 보도가 세 차례나 뽑힌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박 후보는 김 사장 퇴진 약속을 뒤집은 이유가 무엇인지, 애당초 김 사장 퇴진에 적극 나설 생각은 있었던 것인지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 그러지 않은 채 “방송의 공공성을 구현하고, 공영방송 사장 선출도 투명하게 하겠다”고 약속해봤자 이는 입에 발린 소리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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