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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11.18 21:08 수정 : 2012.11.18 22:25


한동안 비틀거리던 야권 후보 단일화가 다시 정상궤도로 돌아왔다. 문재인-안철수 두 후보는 어제 저녁 단독으로 만나 단일화 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두 후보는 ‘새정치 공동선언문’에도 합의했으며, 핵심 쟁점인 국회의원 정수 조정에도 의견을 모았다.

중단됐던 단일화 협상이 재개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두 후보로서는 얻은 것보다 잃은 것이 훨씬 많은 시간이었다. ‘아름다운 경쟁’을 기대했던 많은 유권자들을 실망시키면서 두 후보의 호감도, 정권교체에 대한 기대감 등이 동반추락했다. 더욱 엄밀히 말하면 문 후보보다는 안 후보 쪽이 잃어버린 게 더 많은 것으로 보인다. 정치에 뛰어든 존재이유인 정치혁신의 화두를 전면에 제기한 효과를 거두긴 했지만, 단일화를 볼모 삼아 정치적 요구를 관철하려는 듯한 부정적 인상을 주는 역효과도 낳았다. 문 후보가 상대적으로 통 크고 대범한 이미지를 각인시킨 측면까지 고려하면 안 후보의 손실은 더욱 크다고 하겠다.

그러나 이제 그런 소소한 정치적 대차대조표를 따지는 것은 부질없는 일인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두 후보가 막중한 역사의식과 시대적 소명에 부응해 단일화 작업을 순조롭게 매듭짓는 일이다. 또다시 갈등과 분란, 사소한 꼬투리 잡기가 재연돼서는 유권자들의 마음을 되돌릴 길이 없음을 직시하기 바란다. 시일의 촉박성을 고려하면 어제 두 사람의 회동 결과는 오히려 아쉬움을 남긴다. 어차피 두 후보가 만났다면 단순한 실무협상팀 재가동 차원을 뛰어넘는 더욱 굵직한 단일화 방식 합의가 이뤄졌으면 좋았을 것이다.

이제 두 사람은 텔레비전 토론회부터 시작해 단일화 작업에 최대한 속도를 내야 한다. 지금 유권자들은 두 후보의 공개토론에 목말라 있다. 후보 단일화 과정에 대한 최소한의 국민 참여를 보장하기 위해서도 토론은 더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지상파 방송뿐 아니라 선거법이 허용하는 한도 안에서 최대한 많은 공개토론을 벌여 유권자들의 판단을 구해야 한다.

이번 후보 단일화는 단 한 명의 ‘주연’을 뽑는 행사가 아니라 ‘공동주연’을 뽑는 과정이다. 정권교체와 정치개혁의 드라마를 완성하는 과정에서 두 후보는 단순한 주연-조연으로 나뉘어서는 안 된다. 맡는 배역만 조금 다를 뿐 그들이 공동주연으로 나서야 이 드라마는 성공한다. 단일화 이후 각자의 역할 분담, 공동으로 추진할 정책, 정부 구성과 운영 방향 등을 담은 시나리오가 하루빨리 마련돼야 한다. 두 후보가 이런 모든 과제를 신속히 매듭지어 약속한 시한 안에 알찬 열매를 유권자들에게 선사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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