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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11.20 19:04 수정 : 2012.11.20 19:04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9일 미얀마 방문에서 ‘특별한 대북 메시지’를 던졌다. 핵무기를 버리고 미얀마처럼 평화와 진전의 길을 따르면 도움을 주겠다는 내용이다. “과거에 얽매일 필요가 없으며 미래를 봐야 한다”고도 말했다.

내용 자체만 놓고 보면, 미국 쪽이 그동안 북한에 줄곧 전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 이후 처음, 그것도 한때 북한과 비슷한 정치·경제 상황에 있던 미얀마를 방문한 자리에서 직접 이런 말을 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은 2기 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을 1기의 ‘전략적 인내’에서 건설적 관여 쪽으로 전환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내비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최근 들어 한반도 주변 국가들의 정치 지형이 크게 바뀌는 가운데 남북 모두 촉각을 세우고 지켜봐야 할 움직임이다.

북한과 미얀마는 큰 틀에서 보면, 최근까지만 해도 매우 비슷한 정치·경제적 처지에 놓여 있었다. 외부세계와 고립된 독재정권이 오랫동안 이어지고, 국제사회의 경제제재로 민생은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어려움에 빠졌다. 또 집권세력은 안보와 경제를 이웃 대국인 중국에 기대어 해결하려고 했다. 이런 미얀마에 변화의 싹이 트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초 체제 안의 개혁·실용주의자인 테인 세인이 군복을 벗고 대통령이 되면서부터다. 그는 집권 이후 반체제 인사인 아웅산 수치의 연금 해제 및 그가 이끄는 국민민주연맹(NLD)의 선거 참여 허용, 언론검열 폐지, 정치범 석방, 고정환율제 폐지 등의 개혁·개방 정책을 착실하게 추진했다. 이에 미국도 오바마 대통령이 사상 처음 미얀마를 방문하며 대대적인 경제지원을 약속했다.

남북 분단, 핵문제의 존재, 권력 세습이라는 상황의 특수성이 있긴 해도 미얀마 방식의 개혁·개방은 북한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오바마 대통령이 굳이 미얀마를 방문한 자리에서 대북 메시지를 던진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8년 당선자 시절에도 북한을 향해 ‘과감하고 직접적인 외교’를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북한이 이듬해 4, 5월 연달아 로켓 발사와 2차 핵실험을 하는 바람에 대화 분위기가 깨졌고, 그 기류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북한은 오바마 대통령이 모처럼 내민 손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핵 및 미사일의 추가 도발 중지 선언 등의 행동으로 실질적 관계개선의 물꼬를 터야 한다. 우리 당국도 북-미 관계와 남북관계가 선순환할 수 있도록 대내외적 환경을 조성하는 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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