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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11.23 22:33 수정 : 2012.11.24 19:39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이 진행돼온 문재인-안철수 대통령 후보 간의 단일화는 결국 안 후보의 전격적인 사퇴라는 극적 반전으로 막을 내렸다. 이로써 올해 18대 대선은 박근혜-문재인 후보의 양자대결 구도로 치러지게 됐다.

안 후보의 갑작스러운 사퇴를 바라보는 심정은 아쉬움과 안도감이 교차한다. 두 후보가 제대로 된 경쟁을 펼치지 못하고 한쪽의 일방적인 사퇴로 끝난 점은 무척 안타깝다. 단일화 방식을 둘러싼 협상이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끝내 결렬되고 만 것은 유권자들의 입장에서도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지만 안 후보의 ‘아름다운 양보’가 주는 의미는 매우 크다. 무엇보다 두 후보의 끝없는 대립을 지켜보며 ‘혹시 단일화가 영영 물거품이 되는 것 아닌가’ 걱정하던 많은 유권자들을 안도하게 했다. 공식 대선 후보 등록 전에 단일화를 이루겠다는 약속도 지켜냈다. 사실 두 후보가 추진한 여론조사 방식을 통한 단일화는 숱한 문제점을 안고 있을 뿐 아니라 비록 그런 방식으로 단일화가 이뤄졌어도 큰 후유증에 시달렸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안 후보가 일거에 큰 매듭을 풀어버린 것은 높이 평가할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안 후보는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한 후보직 양보에 이어 또다시 양보의 미덕을 발휘함으로써 기성정치에 물들지 않은 신선한 모습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그리고 안 후보의 정치실험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비록 이번 대선에서 후보로 나서지는 못했지만 그가 표방했던 새로운 정치는 더욱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의 사퇴로 이제 야권은 새로운 과제에 직면했다. 그것은 두말할 나위 없이 정권교체의 꿈을 실현하는 것이다. 하지만 상황은 결코 녹록지 않다. 안 후보의 갑작스러운 사퇴로 그를 지지해온 유권자들의 허탈감과 동요도 클 것이다. 애초 기대했던 시너지 효과가 얼마나 날지도 현재로서는 의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누구보다 책임이 무거운 쪽은 문재인 후보와 민주당이다. 사실 민주당은 단일화 과정에서 계속 ‘맏형론’을 내세우면서도 통 큰 결단이나 대승적 양보의 미덕을 발휘하지 못하다가 결국 안 후보한테 ‘양보’를 받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 따라서 사퇴한 안 후보의 협력을 얼마나 이끌어내느냐, 안 후보 지지자의 이탈을 얼마나 막아내느냐는 전적으로 문 후보와 민주당의 몫이 됐다.

안 후보 역시 “정권교체를 위한 백의종군”의 다짐에 조금도 소홀함이 없길 바란다. 섭섭하고 허탈한 마음을 하루빨리 훌훌 털어버리고 다시 대선의 현장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그래서 문 후보를 진심으로 도와 정권교체와 새로운 정치 실현의 뜻을 펼치기 바란다. 그것이 바로 후보 사퇴가 진정한 결실을 맺는 길이기도 하다.

이번 대선에서 야권 진영의 주연은 결코 단일화된 후보 한 명만이 아니다. 문재인-안철수 두 사람이 공동주연이 돼야 한다. 애초 계획했던 공동의 정책과 공약 발표, 차기 국정운영의 역할 분담, 공동선대위 구성 등의 과제들을 계속 추진해야 한다. 문재인-안철수 두 사람이 힘을 합쳐 정권교체의 드라마를 완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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