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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11.29 19:08 수정 : 2012.11.29 19:08

나로호의 세번째 발사가 또다시 마지막 순간에 연기됐다. 어제 오후 카운트다운 직전에 로켓의 비행 방향을 조절하는 장치에서 신호 이상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한국과 러시아 연구진 400여명이 오전에 최종 예행연습을 할 때만 해도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고 한다.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으면 발사를 취소하는 게 당연하지만 두 차례 발사 실패에 두 차례 발사 연기를 접하는 국민들의 마음은 허탈할 수밖에 없다. 침식을 잊고 나로호 발사에 매진해온 기술진의 노고가 헛되지 않도록 완벽하게 준비해서 재발사에 임하기 바란다.

나로호 발사가 순조롭지 못하고 곡절을 겪는 까닭은 러시아와의 기술 공동개발이 무산된 탓이 크다. 지난 2004년 러시아와 우주기술협력협정을 맺고 흐루니체프사와 공동연구를 시작할 때만 해도 기술 이전에 대한 기대가 컸다. 하지만 미사일기술통제지침 위반 논란이 일면서 기술 이전이 금지됐다. 그로 인해 핵심 기술인 1단 액체엔진을 러시아에서 들여올 수밖에 없었고 관련 기술에는 접근조차 못하는 등 심한 제약을 받았다. 공동개발이 무산되면서 두 나라 기술진의 협력이 줄어들었고 그 결과는 두 차례 발사 실패로 드러났다. 이렇게 성공 확률이 줄어든 것은 미국과 일본 등 우주기술국들이 자국의 첨단기술 보호를 위해 한국과의 협력을 꺼렸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 우주기술은 첨단기술의 집약체로 핵심인 발사체 기술의 경우 선진국들은 다른 나라로의 기술 이전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나로호 발사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이는 우주로 향한 첫걸음을 성공적으로 떼는 데 불과하다. 핵심 기술인 1단 엔진을 러시아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계 우주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노력은 지속돼야 한다. 세계 우주시장은 지난해 기준 2898억달러로 연평균 7% 이상씩 성장하고 있다고 한다. 다양한 산업활동에 따른 인공위성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우리 위성을 우리가 원하는 시기에 발사하기 위해서는 발사체 기술 확보가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2021년 한국형 발사체 발사를 목표로 2010년부터 나로호의 3배에 이르는 1조5000여억원 규모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아리랑 위성과 같은 1.5t급 실용위성을 지구 저궤도(600~800㎞)에 올려놓는 3단형 우주발사체를 국내 기술로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나로호 발사 경험을 통해 확보한 발사체 관련 기술이 한국형 발사체 개발에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발사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 등의 점검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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