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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재외 국민 투표 열기 국내로 이어지길 |
헌정 사상 처음으로 실시된 재외 국민 대통령선거 투표율이 71.2%를 기록했다. 중앙선관위는 세계 110개국 164곳의 투표소에서 실시된 재외 국민 대선 투표 결과, 신고·등록을 마친 선거인 22만2389명 가운데 15만8235명이 투표에 참여했다고 발표했다. 엿새가량 진행된 투표 기간 동안 재외 공관 등에 마련된 투표소에는 해당 도시에 거주하는 동포들뿐 아니라 인근 지역에서 버스·기차 등을 이용해 투표하러 오는 동포, 유학생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졌다고 한다.
재외 국민 투표는 선거인 등록 절차를 거친 사람만 참여하기 때문에 국내의 투표율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전체 재외 유권자에 비하면 실제 투표율이 그다지 높지 않다고 할 수도 있다. 이번에도 전체 재외 유권자 대비 투표율은 7.1% 정도다. 하지만 지난 4·11총선 때의 재외 국민 투표율이 45.7%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70%대의 높은 투표율이 갖는 의미는 작지 않다. 투표자 수도 세 배 가까이 늘어났다. 특히 이번 대선이 초박빙 구도 속에서 치러지는 점을 고려하면 재외 국민 투표 결과가 승패를 가름하는 변수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인터넷 블로그 등에는 감동적인 투표 참가기도 눈에 많이 띈다. 교통혼잡을 피해 새벽 2시에 버스로 출발해 이른 아침 런던 대사관의 투표소를 찾은 영국 북부지역의 동포 대학생들, 산소호흡기와 휠체어 등에 의지해 투표소에 나온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나이 든 동포들, 교통비와 식대 등을 포함해 2주일 생활비를 털어 투표하고 왔다는 신혼부부 등 갖가지 사연이 넘쳐난다.
이들의 투표 소감도 한결같다. “해외에서 처음으로 시행된 재외 국민 투표에 참여해 민주주의 사회 구성원으로서 내 목소리를 낼 수 있었다는 것이 너무나 만족스럽고 기분 좋다.” “투표를 하고 오면서 가슴이 뜨거워짐을 경험했다.” … 그리고 이들은 입을 모아 당부한다. “고국에 있는 유권자들도 무조건 투표하십시오. 우리의 소중한 한 표가 한국을 반드시 바꿀 수 있을 겁니다.” 대선에 대한 해외 동포들의 높은 관심과 투표 열기가 국내로도 이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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