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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무모한 북한 로켓 발사, 핵무기화 저지가 관건 |
북한이 어제 기습적으로 장거리 로켓을 발사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2월12일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운반로켓 ‘은하 3’을 통한 ‘광명성 3’호 2호기 위성의 발사가 성공하였다”고 보도했다. 우리나라와 미국 등도 북한의 장거리 로켓이 성공적으로 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했다. 북한은 우주의 평화적 이용 권리를 내세우며 로켓 발사의 정당성을 주장하지만, 국제사회의 거듭된 우려와 경고를 물리친 발사행위는 국제평화를 해치는 중대한 도발행위가 아닐 수 없다.
이번 로켓 발사 성공은 북한의 핵위협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차원으로 격상됐음을 뜻한다. 정보당국은 북한이 2006년과 2009년 두 차례의 핵실험을 통해 10개 이내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핵물질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한다. 또 1998년 이래 다섯 차례 장거리 발사 실험을 통해 탄도미사일 능력을 키워온 북한은 이번 발사 성공을 통해 핵무기로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잠재 능력을 갖게 됐다. 앞으로 핵탄두의 소형화에 성공하고 로켓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까지 익힌다면 가공할 위협이 될 수 있다.
지금 국제사회가 해야 할 가장 긴급한 일은 일치단결해 북한의 핵무기와 장거리 로켓 기술이 결합하는 것을 막는 것이다. 북한이 핵탄두와 로켓 기술의 결합도를 계속 높여갈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제3차 핵실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래야 외부 위협에서 체제를 지켜내고 대량살상무기의 폐기를 고리로 한 대외협상력도 높일 수 있다는 게 그들의 생각이기 때문이다.
북한의 핵 능력을 저지하기 위한 국제 제재의 강화는 불가피하다. 유엔 안보리도 오늘 긴급회의를 열어 추가 제재 방안을 논의했다. 하지만 이미 고립·폐쇄 경제체제인 북한을 제재만으로 압박하는 데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 그나마 국제사회의 제재가 효과를 거두려면 중국의 참여를 끌어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시진핑 새 지도자가 이끄는 중국이 이전과 달리 북한의 행동에 공개적 불만을 표시하고 있는 점은 유의할 대목이다. 중국이 제재에 동참할 수 있도록 외교적 노력을 한층 강화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제재 강화와 더불어 협상을 통한 해결 방안도 함께 찾는 노력이다. 북한이 핵실험과 로켓 실험을 계속하는 근본 이유가 체제 보장과 생존에 있는 만큼, 서로 주고받는 식의 포괄적 해결 방안이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검은 고양이(제재)든 하얀 고양이(협상)든 쥐(북한의 핵 능력)를 잡는 것이다. 강온을 곁들인 다양한 접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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