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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12.16 19:08 수정 : 2012.12.16 19:08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통령 후보가 대선을 사흘 앞두고 사퇴했다. 이 후보는 어제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진보민주개혁 세력이 힘을 모아 정권교체를 실현하라는 국민의 열망을 이뤄내기 위해 대선 후보직을 사퇴한다”고 밝히고 유권자들에게 적극적인 투표 참여를 호소했다. 이 후보의 사퇴로 이번 대선은 명실상부한 양자구도로 개편됐다.

이 후보는 그동안 두 차례의 대선 후보 텔레비전 토론회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 대한 날선 공격으로 존재감을 높였다. 일각에서는 이 후보의 완주론까지 거론됐다. 그러나 그는 후보 사퇴라는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선택을 했다. 특히 이 후보가 사퇴 시기를 앞당김으로써 대선 후보 마지막 토론회를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양자대결로 이끈 것은 매우 시의적절한 선택으로 평가된다.

사실 진보정치는 어느 때보다 큰 위기에 봉착해 있다. 4·11 총선 이후 빚어진 통합진보당 사태로 진보를 대변하는 정치세력은 뿔뿔이 흩어졌다. 역대 대선에서 진보진영이 내걸었던 ‘진보정치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후보 출마’라는 대의명분이 이번 대선처럼 희석된 적도 없었다. 이 후보가 계속 완주할 경우 진보진영 내부의 고립을 더욱 심화시키고 보수세력에 어부지리를 안길 수도 있는 형편이었다. 현실적으로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가 초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이 후보의 사퇴는 대선의 향방을 가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적지 않다.

이 후보의 사퇴는 대선 이후 진보정치의 재출발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선택으로 평가된다. 민주통합당 쪽은 통합진보당에 대한 악화된 국민 여론을 의식해 통합진보당과의 연대 문제에 난색을 표시해왔다. 하지만 이 후보는 사퇴에 아무런 조건을 내걸지 않았다고 한다. 이 후보의 이런 태도는 악화된 진보개혁 진영 내부의 감정의 골을 어느 정도 누그러뜨리는 촉매제로 작용할 것이다.

새누리당은 이 후보의 사퇴에 대해 “또다시 종북세력과 손을 잡았다” “집권하면 이정희에게 권력을 나눠줄 것”이라는 따위의 융단폭격을 퍼부었다. 범야권 표의 결집을 막기 위한 새누리당의 전략은 언제나 철지난 색깔론, 사실관계에도 부합하지 않는 나눠먹기론 등으로 판에 박은 듯이 똑같다.

관심의 초점은 이 후보를 지지하던 유권자들의 향배다. 이 후보의 사퇴에 실망해 기권 또는 무효표로 돌아설 유권자도 적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이 후보 지지자들은 실망에 앞서 ‘역사의 퇴행을 막고 진보의 미래를 열기 위해서는 정권교체가 절박한 과제’라는 이 후보의 호소를 깊이 헤아릴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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