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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12.17 22:23 수정 : 2012.12.17 22:23

어제로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숨진 지 꼭 1년을 맞았다. 서른살도 채 안 된 그의 셋째 아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사실상 권력을 승계한 지도 1년이 됐다. 김 제1비서 등 당·정·군의 고위 간부들은 그제 중앙추모대회에 참석한 데 이어 어제는 김 위원장의 주검이 안치돼 있는 금수산 태양궁전을 참배했다.

바로 며칠 전 김 위원장의 유훈 사업인 장거리 로켓 발사에 성공했으니, 김 제1비서의 위신이 크게 높아졌고 권력기반은 더욱 단단해졌다고 할 수 있다.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중앙추모대회 연설에서 김 제1비서가 “국방위원장의 유훈을 관철하기 위한 투쟁을 정력적으로 지도했다”고 치켜세운 데서도 그런 분위기를 읽을 수 있다. 김 제1비서는 7월 아버지 시절의 군 실력자인 리영호 인민군 총참모장을 전격 해임하는 등 친위체제 구축에도 박차를 가했다. 군의 대대적 개편과 강력한 내부 통제를 권력승계 과정의 이상징후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으나, 그가 외부의 우려와는 달리 안정적으로 상황을 관리하고 있다는 게 일반적 평가다.

하지만 김 제1비서의 최대 약점은 역시 민생의 개선이다. 그는 4월15일 김일성 주석 100회 생일을 맞아 한 첫 공개연설에서 “앞으론 인민의 허리띠를 조이지 않게 하겠다”고 공언했다. 농업 부문의 자율성과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내용의 6·28 경제관리개선조치도 내놨다. 그런데 이런 개혁 조처는 모두 외부 자원의 투입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북한이 폐쇄경제를 유지하는 한 쉽게 개선하기 어렵다. 지금 북한에선 높은 인플레이션과 생산·공급의 부족이 심해지면서 민생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또한 잇따른 로켓 발사로 인해 중국을 제외한 외부세계와의 교류가 사실상 단절돼 있다.

로켓 발사와 친위체제 구축을 끝낸 김 제1비서는 내년엔 민생을 위해서도 남북, 북-미, 북-일 등 대외관계 개선에 적극 나설 가능성이 크다. 차기 정부는 이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미리부터 착실하게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로켓 발사에 따른 감정적 강경론에만 빠져 있다가는 새롭게 전개될 대화국면에서 외톨이가 될 수 있다는 걸 잊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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