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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박 당선인, 쌍용차·MBC의 눈물부터 닦아야 |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어제 발표한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에서 “국민 한 분 한 분의 행복과 100%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 저의 꿈이자 소망”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혼자만 잘사는 것이 아니라 함께 잘사는 상생과 공생의 정신”을 강조했다. 우리 사회의 첨예화한 갈등과 대립을 극복하고 통합을 이루겠다는 다짐이다.
하지만 대통합은 그저 말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고통받는 사람들의 아픔을 마음으로 느끼고, 진심으로 그들과 소통하고, 상처를 보듬어 안고, 진정한 자세로 치유책을 찾을 때 비로소 가능하다. 그런 점에서 통합을 향한 박 당선인의 첫 발걸음이 쌍용자동차 해고자들과 문화방송(MBC) 등 언론사 파업 징계자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일이 되기를 권한다.
2009년에 2646명의 노동자가 해고된 뒤 쌍용차에선 노동자와 그 가족 등 23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돌연사하는 ‘죽음의 행렬’이 이어졌다. 그 비극의 행렬을 멈추게 해달라고 한상균 전 노조 지부장 등 3명이 평택공장 인근 송전탑에 올라 한달째 농성을 벌이고 있다. 봄철에 시작된 대한문 앞의 천막농성은 여름, 가을을 지나 한겨울까지 이어지고 있다.
문화방송에선 공영방송의 공정성·독립성 보장과 김재철 사장 퇴진을 요구하다 올해에만 기자·피디 등 7명이 해고되고, 100여명이 정직·대기발령 등의 중징계를 당했다. 징계가 끝난 뒤에도 일터로 복귀하지 못하고 서울 신천역 근처의 엠비시아카데미에서 샌드위치 만들기 등의 강제교육을 받는 이들이 많다. 1980년 전두환 군사정권의 삼청교육대에 비길 만한 엽기적인 ‘신천교육대’다. 와이티엔 등 다른 언론사 해직자도 고통을 겪고 있다.
쌍용차와 문화방송 사태의 해결은 박 당선인과 새누리당이 대국민 약속을 실천하는 일이기도 하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은 12월4일 기자회견을 열어 대선 이후에 실효성 있는 국정조사를 실시해 쌍용차 문제를 풀겠다고 약속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은 국정조사 시기를 대선 이후 열리는 첫 국회로 구체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문화방송의 경우엔 박 당선인이 대선 후보 시절에 “방송의 공공성을 구현하고, 공영방송 사장 선출도 투명하게 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박 당선인이 적극적으로 나서 통합의 참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한겨레 캐스트 #18] <대선 특집> 박근혜 시대’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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