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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3.01.11 19:10 수정 : 2013.01.11 19:10

지난해 9월 일본 정부의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국유화 조처를 계기로 본격화한 중국과 일본의 영토 갈등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오히려 양쪽에 민족주의 성향이 강한 새 지도자가 들어서면서 갈등이 경쟁적으로 증폭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두 나라 간의 갈등 고조는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까지 안고 있는 동북아 지역 정세를 더욱 복잡하고 불안하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강한 일본의 부활’을 내세우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어제 기자회견에서 중국과의 센카쿠 갈등에 대해 “협상의 여지가 없다”고 못을 박았다. 또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일본계 기업과 일본인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국제사회에 책임 있는 국가로서 잘못된 것”이라고 중국을 정면 비판했다. ‘중화민족의 부흥’을 취임 일성으로 내뱉은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도 전혀 물러날 태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일본의 센카쿠 국유화 조처 이후 해양감시선을 일본 영해에 주기적으로 진입시키고 있는 중국 정부는 최근엔 그 강도를 높여 전투기까지 보내고 있다.

7~8일에는 중국 해양감시선 4척이 13시간이나 센카쿠 일본 영해에 머물렀고, 급기야 그제는 중국 전투기 10대가 일본 영공 바깥쪽 방공식별구역에 들어와 일본 전투기가 급발진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에 맞서 일본 해상보안청은 센카쿠 주변의 경비 강화를 위해 400명 규모의 해양경찰 전담팀을 설치하고, 2015년부터 12척의 순시선이 상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올해 추경예산에 반영하기로 했다. 언제라도 물리적 충돌이 일어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주변국을 상대로 한 중-일 두 나라의 외교 대결도 치열하다. 지금 서울이 바로 가장 뜨거운 외교 대결의 현장이다. 아베 총리가 4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게 누카가 후쿠시로 한일의원연맹 일본 쪽 간사장을 특사로 보내자, 시진핑 총서기도 질세라 10일 장즈쥔 외교부 상무부부장을 특사로 파견했다.

두 나라의 구애 경쟁을 마냥 즐거워할 수 없는 게 우리의 형편이다. 두 나라 사이의 갈등과 경쟁의 격화는 우리나라의 관건적 이해가 걸린 남북관계 개선이나 지역 안정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로선 이런 때일수록 확실한 원칙과 기준에 따라 중심을 잡고, 두 나라의 갈등이 완화되도록 노력을 기울이는 게 최선이다. 올해 우리가 주최국이 되는 한-중-일 정상회담을 성공으로 이끄는 일은 우리나라의 갈등 조정 역량을 보여주는 좋은 시험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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