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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3.01.25 19:10 수정 : 2013.01.25 19:10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그동안 발언과 행동을 보면 국회 운영을 책임진 여당 원내사령탑으로서의 기본적인 자질을 의심케 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대선 기간에 나온 “선관위를 그냥 놔둘 수 없다”는 발언을 비롯해 “민주당의 구태 정치가 ‘묻지마 살인’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등 비상식적인 발언이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그의 독선적 언행은 최근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감싸기로 절정을 이루고 있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도살장”에 비유하는가 하면, 이 후보자를 “헛소문에 의해 피해를 받은 억울한 희생양”으로 규정하는 등 어처구니없는 발언을 줄줄이 토해냈다.

이런 막무가내식 사고를 가진 인물이 집권여당 원내대표를 맡고 있으니 국회가 제대로 굴러갈 리 없다. 애초 24일로 예정됐던 임시국회 개원이 쌍용차 국정조사 등을 둘러싼 여야 의견 차이로 무산된 중심에도 이 원내대표가 있다. 새누리당은 ‘대선 후에 실효성 있는 국정조사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 원내대표는 이런 대선 공약을 아랑곳하지 않는다. 야당과 의견을 조율하고 합의를 이끌어내야 할 원내대표가 오히려 국회 공전의 원인 제공자인 셈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이 원내대표를 미국 특사로 파견키로 한 점이다. 국회 원내대표를 외교 특사로 차출한 것부터 유례가 없는데다, 정부조직법 개편안과 각종 민생법안 처리 등 국회의 산적한 과제까지 고려하면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결정이다. 굳이 원내대표를 특사로 보내야 할 만큼 여권에 사람이 없는지도 의문이다. 그렇다고 그가 대미 외교에 탁월한 경험과 식견을 갖춘 것 같지도 않다. 국회가 공전 사태까지 겪고 있는 마당에 여당 원내대표를 미국 특사로 차출한 것은 국회에 대한 무시 행위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 원내대표의 오만하고 독선적인 행태에 대해서는 새누리당 안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온다. 헌법재판소장 인사청문회 위원이었던 김성태 의원 같은 이는 공개적으로 이 원내대표의 이 후보자 감싸기와 쌍용차 국정조사 반대를 조목조목 비판할 정도다. 하지만 박 당선인은 이 원내대표를 미국 특사로 지명함으로써 그에 대한 무한신뢰를 보여주었다. 이는 당내 이 원내대표 비판자들에 대해 ‘잔소리하지 말라’는 경고의 메시지로도 읽힌다.

박 당선인의 인사 내용을 보면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이나 이한구 원내대표 등 ‘극단파’ ‘불통파’들에 대한 극도의 선호 경향이 나타난다. 국민의 바람과는 동떨어진 방향으로 치닫고 있는 박 당선인의 인사 스타일이 참으로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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