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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재우·김재철, 뻔뻔함이 도를 넘었다 |
문화방송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김재우 이사장과 김재철 문화방송 사장이 안하무인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 김 이사장은 박사학위 논문이 표절 판정을 받았는데도 버티기에 나섰고, 김 사장은 방문진 업무보고조차 제멋대로 취소했다고 한다. 최소한의 공인의식조차 갖추지 않은 두 사람의 닮은꼴 행태에 분통이 터질 지경이다.
김 이사장은 지난 16일 단국대 연구윤리위원회로부터 자신의 경제학 박사 논문 ‘한국 주택산업의 경쟁력과 내장공정 모듈화에 관한 연구’가 표절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단국대는 “표절한 부분이 양적으로 방대하고, 표절된 부분이 전체 논지와 밀접히 관련되어 그 정도가 통상적으로 용인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났다”고 판단했다. 당연히 잘못을 사과하고 이사장직에서 물러나는 것이 양식 있는 사람의 자세다. 하지만 김 이사장은 본조사 결과가 표절로 나오면 물러나겠다던 기존 태도를 바꿔 단국대 쪽에 재심을 청구했다. 학위가 취소될 때까지 자리를 지키겠다는 뜻이다. 그러곤 설사병을 이유로 1월23~24일의 방문진 이사회에 불참했다.
김재철 사장의 뻔뻔함 역시 김 이사장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모자라지 않는다. 김 사장은 1월23일 업무보고를 위해 방문진 이사회에 왔다가 김 이사장이 없다는 이유로 그냥 돌아갔다고 한다. 방문진 관례대로 연장자인 김용철 이사(여당 추천)가 회의를 주재했지만 김 이사장을 돌려세우지 못했다. 김 사장이 문화방송 관리·감독 권한을 지닌 방문진을 얼마나 무시하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앞서 김 사장은 문화방송 파업사태를 논의하는 국회 국정감사와 청문회에 4차례나 증인 출석을 하지 않았다가 검찰에 벌금 800만원에 약식기소되기도 했다.
두 사람의 막무가내는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을 완전히 넘어섰다. 오죽했으면 여당 이사들이 다수인 방문진 이사회조차 두 사람을 나무라는 결의문을 채택했겠는가. 이사회는 1월30일 임시이사회에 출석해 논문 표절 건을 소명하지 않으면 김 이사장에 대해 이사장직 불신임이나 사퇴권고 등의 조처를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또 김 사장에 대해선 불출석 경위서를 제출하고 2월7일 열리는 이사회에 나와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김 이사장과 김 사장에게 필요한 것은 소명이나 사과가 아니라 즉각적인 사퇴뿐이다. 두 사람은 더는 공영방송을 욕보이지 말고 물러나야 마땅하다. 문화방송의 신뢰도와 시청률을 바닥으로 떨어뜨린 책임을 져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새누리당도 두 사람에 대한 입장을 분명하게 밝히고 문화방송 정상화에 나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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