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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8.15 22:22 수정 : 2005.08.15 22:23

사설

반세기 넘게 헤어져 지내야 했던 혈육의 만남은 당사자만이 아니라 보는 이들까지 눈물겹게 한다. 어제도 광복 60돌을 맞아 남북으로 헤어져 지내던 마흔 가족이 만났다. 비록 화상상봉이라서 손 한번 맞잡지 못하고 얼굴도 부빌 수 없었지만, 그렇게라도 생사를 확인할 수 있는 이산가족들은 작은 한이나마 풀 수 있었다. 화상상봉을 잘 활용하면 앞으로 이산가족들의 만남 기회를 늘리는 데 큰 기여를 할 수 있으리라는 점도 확인됐다.

화상상봉은 썩 좋은 만남 방식은 아니다. 수십년 만에 생사를 확인하고도 손 한번 잡지 못하는 게 또다른 한이 될 수도 있다. 혈육끼리만 따로 만날 기회가 없으니 마음속 깊은 말을 건네기 어려운 점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면상봉을 위해 먼거리를 가기 어려운 고령자들에게는 차선의 방안이 된다. 이번에 화상상봉을 한 남쪽 상봉자들 모두 90대의 고령자였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기술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음이 확인된 이상 앞으로 화상상봉 기회를 크게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재 대한적십자사에 북녘가족을 만나려고 신청한 12만명 중 매년 4천~5천명이 숨지고 있다고 한다. 이들에게는 언제가 될지 모를 대면상봉을 기다릴 여유가 많지 않다. 이번 화상상봉을 이뤄내는 데 남북이 모두 적극적이었으니, 연중 화상상봉으로 발전시키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화상상봉은 이미 대면상봉을 했던 이산가족들이 다시 만나는 통로로 쓸 수도 있을 것이다. 이들 이산가족 가운데는 딱 한번 만나고 기약도 없이 헤어져 만남의 후유증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마침 이달 말부터 상설면회소를 금강산에 짓기 시작한다. 언제라도 화상상봉을 할 수 있는 시설을 설치하는 데도 남북이 뜻을 합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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