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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8.16 07:46 수정 : 2005.08.16 15:07

학생의 성적이 부모의 재력에 달렸다는 건 이제 상식이다. 수험생의 수능 성적이 부모의 재력과 정확하게 비례했다는 김경근 고려대 교수의 조사 결과는 이런 상식을 수치로 입증했다는 의미밖에 갖지 못한다.

그러나 학교 교육과 본인의 노력에 대한 믿음을 포기할 수 없는 많은 저소득 가정의 학부모들에게 치명적인 의미를 지닌다. 부모의 가난은 아이들의 낮은 성적과 아이들의 저교육, 그리고 가난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김 교수의 조사 결과는 가난의 악순환을 세 가지 형태로 제시한 미국 경제학자 래그니 넉시의 설명을 떠올린다. 첫째는 저개발국 차원에서 나타나는 악순환이고, 둘째와 셋째는 저소득 가계에서 나타나는 악순환이다. 교육과의 관계에서는 ‘빈곤-저교육-저숙련-저생산성-저소득-빈곤’의 순환구조로 나타나고, 건강과의 관계에선 ‘빈곤-불건강-저생산성-저소득-빈곤’으로 나타난다. 빈곤은 저교육과 불건강을 통해 더 깊은 빈곤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우리 경제규모는 세계 11위라지만, 빈부격차에 따른 양극화 현상은 우리 사회를 위협하는 가장 심각한 요인으로 등장했다. 빈곤층은 이제 716만명에 이르렀다. 노무현 대통령은 어제 광복절 경축사에서 경제적 양극화의 해소를 핵심적 과제로 제기했다. 그러나 그의 해법은 일자리 창출 등 경제적인 조처에만 주목한 것이었다.

양극화 해법이라면 그 중심에 교육 문제를 놓아야 한다. 부모의 가난이 아이들의 더 큰 가난으로 이어지는 한 양극화는 해소될 수 없다. 교육을 매개로 한 빈부의 대물림을 끊어야 한다. 그러자면 모든 아이들이 공정한 교육의 기회를 누리도록 해야 한다. 답은 나와 있다. 공교육이 교육의 중심이 되도록 하는 것뿐이다. 아이들에겐 아무런 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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