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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3.03.06 19:15 수정 : 2013.03.06 21:30

북한의 제3차 핵실험에 대한 유엔의 추가 제재가 임박한 가운데 북한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북한은 그제 인민군 최고사령부 대변인 성명에서 한-미 합동훈련(키 리졸브)이 시작되는 3월11일부터 형식적으로 유지해오던 정전협정을 전면 백지화하고 인민군 판문점대표부의 활동도 전면 중지하겠다고 선언했다. 또 한국과 미국의 선제타격을 거론하며 “다종화된 우리 식의 정밀 핵 타격으로 맞받아치게 될 것”이라며 “누르면 발사하게 돼 있고 퍼부으면 불바다로 타 번지게 돼 있다”고 위협했다.

어제는 <로동신문> 1면에 이 성명과 각계의 반응, 열병식 사진을 실으며 도발 분위기를 더욱 높였다. ‘서울뿐 아니라 워싱턴까지 불바다로 만들 것’ ‘제주도 한라산에 최고사령관기와 공화국기를 휘날리겠다’는 폭언도 서슴지 않았다. 선전포고를 방불케 하는 협박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지경이다.

북한이 반발의 강도를 높이는 데는 몇 가지 노림수가 있을 것이다. 우선 북한이 안전보장 문제 논의의 핵심 상대로 보는 미국을 어떤 식으로든 빨리 협상의 마당에 끌어내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북한은 최근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노동당 제1서기를 만나고 돌아온 전 미국 프로농구 선수 데니스 로드먼을 통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전화 접촉을 희망했다. 이것이 미국에 보내는 유화적 대화 신호라면, ‘워싱턴 불바다’ 등의 발언은 대화를 강요하는 강경책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 미국은 2006년, 2009년의 제1차, 제2차 핵실험 이후에도 북한과 직접 대화에 나선 적이 있다. 북한은 또 곧 나올 유엔 제재 수준을 약화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협박이 말에 그치지 않고 도발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제까지 써왔던 정전협정 ‘무력화’라는 용어를 ‘백지화’로 바꾼 것이나, 북한 군부의 강경파로 분류되는 김영철 정찰총국장이 직접 나와 성명을 읽은 것은 심상치 않은 대목이다. 우리 군 당국은 만일의 도발에 대비해 철저한 대비태세를 갖출 필요가 있다. 김용현 합동참모본부 작전부장이 즉각 ‘북의 도발 시 지휘세력까지 단호히 응징’하겠다고 반격했으나, 말과 말의 상승 대응보다는 도발을 실질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의지와 능력이 중요하다.

북한은 남북 사이에서도 국제사회에서도 협박으로는 더이상 얻을 게 없다는 걸 하루빨리 깨달아야 한다. 제재에 대한 반발과 무력 위협은 스스로 고립과 고난을 불러오는 길일 뿐이다. 박근혜 정부의 대북 유화책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도 북한의 이런 자세가 이어지는 한 작동하기 어렵다는 걸 알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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