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8.16 20:11
수정 : 2005.10.25 16:29
사설
서울에서 열린 ‘8·15 민족대축전’에 참가한 북한 대표단이 3박4일의 일정을 마치고 오늘 평양으로 돌아간다. 광복 60돌을 기념하는 이번 대축전에는 북쪽에서 김기남 노동당 중앙위 비서와 림동옥 통일전선부 제1부부장 등 거물급 고위 간부들이 참석한데다 국립현충원 참배, 국회의사당 방문 등 의미심장한 행보를 해 더욱 눈길을 끌었다. 북쪽 대표단은 오늘 노무현 대통령을 예방할 예정이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메시지가 어떤 형태로든 전달될 것으로 보인다.
민족대축전은 남북이 분열과 고통의 시대를 넘어 화해와 번영의 미래로 나아가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운동경기와 부문별 회의 등을 통해 우의를 다지고 민족의 동질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자리가 됐다. 특히 처음으로 벌인 이산가족 화상상봉은 비록 손을 맞잡고 가쁜 숨결을 직접 느낄 수는 없었지만, 헤어진 혈육들이 생사를 확인하고 애끊는 마음을 조금이나마 달래는 계기가 됐다.
북쪽 대표단의 현충원 참배는 우리에게 여러 화두를 던져준다.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은 남북 사이에서 북쪽 대표단의 어려운 결정은 증오의 감정을 접고 민족 화해의 새 장을 열자는 뜻으로 평가하는 데 인색할 필요가 없다. 민족의 앞날을 위해 상대의 잘못을 따지고 탓하던 태도에서 벗어나 한 단계 도약해야 한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는 민족의 단결과 함께 냉엄한 국제 환경에 슬기롭게 대처해야 한다. 이달 말 속개될 북핵 6자 회담이 실질적 성과를 거둬야 한반도와 동북아의 안정이 흔들림 없이 유지될 수 있을 터이다. 이번 축전 기간 중 남북 수뇌부는 물밑대화를 통해 공감대를 넓힌 것으로 알려졌다. 모쪼록 남북이 더 자주 만나 서로를 이해하고 공존공영할 수 있는 기틀을 확고히 다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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