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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8.16 20:12 수정 : 2005.08.16 20:12

사설

멸종을 막기 위해 북한에서 들여와 지난달 지리산에 풀어 놓은 반달가슴곰 8마리 가운데 한마리가 인근 주민이 놓은 올무에 걸려 숨졌다. 이 농민은 밤나무 농장을 망치는 멧돼지 등 야생동물을 잡으려고 올무를 설치했다가 엉뚱하게 정부가 수백억원을 들여 복원사업을 벌이는 천연기념물 329호 반달곰을 잡아버린 것이다. 불법적으로 올무를 설치한 행위는 처벌받아야겠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인간과 자연의 공생을 위한 좀더 치밀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겠다.

지리산 반달곰은 국내에 자생하는 개체 수가 열마리가 채 안 되는 1급 멸종 위기종이다. 환경부는 반달곰을 야생동물 복원1호로 선정해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러시아 연해주에서 유전형질이 같은 6마리, 그리고 올해 북한에서 8마리를 들여다 지리산에 풀어놓았다. 그러나 멸종 동식물 복원을 비롯한 자연보호가 진행되면서 인간 활동과 야생의 충돌은 진작 예상되던 일이다. 반달곰이 등산객의 배낭을 잡아채고 모자를 벗겨가는 일이 일어나기도 했다. 멧돼지·까치·고라니 등 야생동물이 늘어나, 지난해에는 이들에 의한 농작물 피해가 2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렇다고 자연보호와 생태계 복원을 소홀히할 일은 물론 아니다. 인간과 자연이 공생하는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 사람은 농사를 짓고 곰은 강가에서 물고기를 잡는 일본이나 미국 국립공원들의 사례를 참조할 필요가 있다. 지나치게 늘어난 야생동물의 개체 수를 사냥 등으로 조정하고, 농작물 피해에 대한 보상규정을 마련하는 등 구체적이면서 길게 내다보는 대책 마련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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