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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3.04.07 19:17 수정 : 2013.04.07 19:17

한반도 긴장국면이 미묘한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최근 북한을 자극할 수 있다는 이유로 대륙간 탄도미사일 발사 실험을 연기했다고 한다. 그런데도 우리 정부는 “섣부른 대화는 시도하지 않겠다”는 강경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러다간 자칫 앞으로 전개될 대화국면에서 우리 목소리가 설 자리를 잃게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 데는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에 일차적 책임이 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북한은 제3차 핵실험, 원자로 재가동 선언, 평양 주재 외국공관 철수 권고 등으로 긴장 강도를 계속 높이고 있다. 이런 식으로 해선 국제적 고립만 자초할 뿐이다. 특히 통행 차단으로 개성공단 운영이 파행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남북 누구한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북쪽은 남북 사이에 최소한의 신뢰마저 무너지는 일이 없도록 우선 개성공단 통행부터 정상화해야 할 것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이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기 시작한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외신을 보면, 미 국방부는 북한의 “어떠한 오해나 오판을 피하기” 위해 이번주로 예정된 대륙간 탄도미사일인 미니트맨3의 발사 실험을 연기했다고 한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최근 행보도 눈길을 끈다. 반 총장은 엊그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의 전화통화에서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한 협조를 요청한 데 이어, 11일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면담을 한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에서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한 움직임이 구체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 정부도 달라진 모습을 보일 때다. 정부는 그동안 북한의 도발과 위협에 강경대응으로 일관했다.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내세웠지만 전제조건으로 북한의 태도 변화를 요구했다. 물론 북한이 계속 군사적·정치적 긴장의 강도를 높이는 마당에 먼저 대화의 손길을 내미는 게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강경 대 강경으로는 결코 어떤 해결책도 모색할 수 없다.

정부는 나라 안팎의 대화 압박 여론에 따라 우리가 먼저 유화적인 자세로 전환하면 곧 북한의 의도에 말려드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어제 “대화를 두려워하지 않지만, 위기라고 해서 섣부른 대화를 시도하지는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강경대응의 끝이 전쟁이 돼서는 아닌 바에야 결국은 대화를 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런 국면 전환의 주도권을 한반도 사태의 이해 당사자인 우리가 쥐어야 한다. 대책 없이 강경론만 외치다 국제사회가 대화국면으로 돌아서면 우리만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꼴이 될 수 있다. 우리는 지금 그 전환점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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