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3.04.24 19:10 수정 : 2013.04.24 19:10

싸이의 ‘젠틀맨’이 해외 대중음악계를 들썩이는 사이, 국내에선 63살 가객 조용필 열풍이 가요계를 뒤흔들고 있다. 19집 앨범 발매 첫날, 타이틀 곡 ‘헬로’는 단 3시간 만에 각종 음악사이트 실시간 차트 1위를 석권했다. 16일 미리 공개된 ‘바운스’가 ‘젠틀맨’을 제치고 정상에 올라섰던 게 우연이 아니었다. 음악사이트 벅스에선 19집 수록 10곡 모두가 톱10에 올랐고, 네이버뮤직에선 9곡, 싸이월드뮤직에선 8곡이 들었다.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도 ‘조용필 헬로’였다. 10년 만에 내놓은 앨범 하나로 조용필은 국민의 마음을 감미롭게 휘어잡았다.

이미 ‘가왕’의 위상을 공고히 했던 조용필이다. 하지만 그것이 열풍의 진앙이었던 건 아니다. 신곡 하나하나가 웅변하듯, 그는 최신 팝의 흐름을 완전하게 소화하고 자기식으로 음악에 반영했다. 이런 치열한 노력은, 불가능해 보이던 10대부터 장년 세대까지 세대간 음악적 소통을 가능하게 했다. 10곡 가운데 본인이 작곡한 것은 ‘어느 날 귀로에서’ 한 곡뿐이었고 6곡은 외국 작곡가에게 의뢰한 작품이었다. 변화를 수용하고 젊은 감각을 갖추기 위한 노력의 한 본보기였다. 이번 앨범이 록, 팝, 일렉트로닉, 발라드 등 당대의 음악적 조류를 망라했던 것은 그 때문이다. ‘헬로’의 경우 강렬한 기타, 드럼 연주를 기반으로 한 팝록인데 여기에 버벌진트의 랩까지 가미했다. 엊그제 생애 첫 쇼케이스에서, 미리 공개했던 ‘바운스’를 부를 때 3000여 관객은 하나가 되어 열광했다.

성급한 평가일지 모르나, 이번 앨범은 아이돌 위주로 정착된 주류 가요계에 새로운 중심축 형성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멜로디보다는 몸짓, 서정성보다는 자극성이 중시되던 풍토에 음악적 완성도와 서정성으로 품격을 고양시켰으니, 우리 대중음악계로선 신선한 자극이 아닐 수 없다. 발매 첫날 1차 제작분 2만장이 동난 것은 음악 소비가 주로 온라인 음원으로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매우 이례적인 사건이었다. 그건 구매력 있는 세대의 복귀를 뜻하는 것이니 대중음악계로선 행운이다.

“그대가 돌아서면 두 눈이 마주칠까, 심장이 바운스 바운스 두근대, 들릴까 봐 겁나…” 사랑하는 이를 만나거나, 사랑을 고백할 때 그 터질 듯한 가슴이야 세대가 다르다고 바뀔 리 없다. 그런 감성을 전하는 음악적 소통 방식 또한 근본이 다를 순 없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속삭이며 그는 이 사실을 넌지시 동세대에게 일러줬다. 변화를 앞장서 수용하고 스스로 변화했던 조용필, 그의 음악적 열정과 삶에 대한 진지성에 경의를 표한다.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