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5.08.19 21:28 수정 : 2005.08.19 21:28

사설

검찰이 갈림길에 섰다. 삼성 불법로비 의혹 사건의 수사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검찰 내부의 ‘삼성 장학생’ 의혹까지 겹치면서 검찰에 대한 기대는 급속히 실망과 비난으로 바뀌고 있다. 검찰 자체도 복잡한 미로에 갇혀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고 헤매는 모습이다.

여기에다 천정배 법무부 장관의 ‘지휘권 행사’ 발언까지 겹치면서 검찰은 사면초가에 빠졌다. 하지만 천 장관의 발언에 대한 김종빈 검찰총장의 대응을 보면 고의적으로 초점을 흐리려는 의도가 느껴진다. 김 총장은 “외부 압력을 지키는 게 임무”라고 말했다. 하지만 ‘외부 압력’이라는 게 과연 무엇인가. 지금 검찰에 쏟아지는 국민적 압력은 다른 게 아니다. 불법도청 사건뿐 아니라 정-경-언 유착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삼성한테서 뇌물을 받은 검사들을 찾아내 환부를 도려내라는 것이다. 검찰이 진작 이런 요구에 부응했더라면 지휘권 행사 따위의 말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도 김 총장이 “비합리적 부분까지 승복할 이유가 없다”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물타기에 불과할 뿐이다. 지금 사안의 핵심은 검찰이 할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 것을 바로잡자는 것이지 누가 부당한 간섭을 하자는 게 아니다. 만약 법무부든 청와대든 정권의 이익을 위해 검찰 수사에 부당하게 개입하려 든다면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삼성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의혹이 있는 전·현직 검찰 고위간부들의 명단이 공개됐는데도 검찰이 일언반구 없는 대목에 이르면 뻔뻔스러움까지 느껴진다. 심지어 “불법도청 자료를 근거로 조사를 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따위 말까지 나온다니 어안이 벙벙하다. 이러니 검찰을 못 믿고 특검에 수사를 맡기자는 주장이 나오는 것이다. 검찰은 이제 결단을 내려야 한다.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