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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3.05.29 08:31 수정 : 2013.05.29 08:31

정부가 어제 ‘자유학기제 시범 운영 계획’을 내놓았다.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학기 동안 진로탐색 활동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유연하게 운영하는 제도다. 내실 있게 운영해 공교육 정상화의 발판이 되기를 기대한다.

학생들은 한 학기 동안 시험 부담에서 벗어나 진로탐색, 동아리, 예술·체육, 자신이 바라는 내용으로 편성되는 선택형 프로그램 등의 활동을 하게 된다. 일과의 60% 안팎을 차지하는 기본교과 시간도 문제해결, 토론, 실험·실습, 현장체험 등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이런 경험은 학생들이 스스로 과제를 설정하고 목표를 이뤄가는 자율적 역량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 기간에 자신의 적성을 완전히 파악하고 진로를 설정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체험하게 하는 것만으로도 교육적 효과가 있다.

자유학기제는 기존 학교교육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이 학생들의 지식뿐만 아니라 자율성과 창의성, 올바른 인성을 길러줘야 한다는 데는 모두가 동의한다. 그럼에도 지금의 학교교육은 점수 경쟁에 치우쳐 사교육에 주도권을 내주고 학생·교사·학부모 등 모든 교육 관련자들을 힘들게 해왔다. 사제 및 교우 관계가 파괴되고 학생이 학교에 가기 싫어하는 현상도 쉽게 볼 수 있다. 자유학기제는 학생·교사·학부모와 지역사회가 함께 교육에 참여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제대로만 운영된다면 기존 교육 현장의 모습을 바꿔가는 중요한 동력이 될 수 있다.

교육당국은 자유학기제가 차질 없이 정착하도록 학교 안팎의 시스템을 잘 구축해야 한다. 아이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교사와 학부모의 적극적인 동참을 이끌어내는 것은 필수적이다. 특히 농촌 등 교육 여건이 열악한 지역에는 별도의 배려가 요구된다. 가장 우려되는 일은 점수 위주 교육을 바꾸려고 시행하는 제도가 입시 경쟁에 질식당해 유명무실하게 되는 것이다. 이를 피하려면 자유학기제와 고교입시를 어떻게 연관시킬지, 아이들의 학교생활 전반에 대한 평가방법을 어떻게 개선할지 등에 대한 치밀한 연구가 있어야 한다. 또 학부모는 단기적인 점수 향상에 집착하기보다 아이들의 앞날을 길게 내다보는 인내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아이들이 다양한 체험을 통해 자율적인 역량을 키운다면 학업 성취 동기와 능력도 더 커질 것이다.

공교육 정상화는 모든 교육정책에 우선한다. 자유학기제가 성공적으로 정착한다면 몇몇 시·도에서 도입해 성과를 내고 있는 혁신학교 제도와 함께 공교육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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