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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3.05.30 19:01 수정 : 2013.05.30 20:55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끝내 진주의료원 폐업을 강행함으로써 그의 별명인 ‘독불장군’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대화와 소통, 합리적이고 유연한 사고 등의 단어는 홍 지사 사전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것들이다. 자기가 한번 마음먹은 일은 물불을 가리지 않고 해치우고 말겠다는 고집과 오기만이 번득일 뿐이다.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고 해결책을 찾아 나가야 할 사람이 오히려 분란을 부추기고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는 최악의 리더십을 홍 지사한테서 발견한다.

여기에 홍 지사는 거짓말까지 해서 국민과 세상을 속였다. 진주의료원이 폐업 발표 48일 전에 이미 이사회를 열어 폐업을 의결했는데도 경남도는 이를 숨긴 채 ‘이사회를 열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해온 사실이 밝혀졌다. 이사회가 열린 4월12일은 공교롭게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여야 합의로 진주의료원 정상화를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한 날이었다. 국회가 “적극적 대화를 통해 원만한 합의를 위해 노력하라”고 촉구한 바로 그날, 경남도는 진주의료원에 폐업의 대못을 박아버린 것이다. 그래 놓고도 홍 지사는 이런 사실을 국회는 물론 소속 정당인 새누리당에도 알리지 않았다. 한마디로 국회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태도다.

경남도의 이런 기만책은 파국으로 치달은 진주의료원 사태의 궁극적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단서다. 홍 지사의 마음속에는 애초부터 진주의료원의 정상화나 원만한 수습책 모색 따위는 없었던 셈이다. 노사 대화는 시늉이었고 단지 시간 끌기 쇼였을 뿐이다. 그러니 시민사회단체 등에서 합리적인 중재안을 내놓아도 번번이 퇴짜를 놓고 노조 비난에만 열을 올린 것은 당연한 귀결이었다. 홍 지사의 거짓말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폐업 의결 사실을 숨긴 채 노사 대화를 약속한 이유에 대해 “철탑 고공농성을 벌인 진주의료원 노동조합원의 건강을 고려해서”라는 당치도 않은 변명을 했다.

정치의 근본은 신뢰다. 그런데 홍 지사는 진주의료원 관계자들은 물론 경남도민, 국회, 국민과의 신뢰를 무참히 깨뜨렸다. 도정 최고책임자로서의 자격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독불장군보다 더 나쁜 것은 거짓말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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