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3.06.09 19:11 수정 : 2013.06.09 20:07

남북이 어제 판문점에서 남북 장관급 회담을 위한 실무접촉을 하고 12일 서울에서 장관급 회담을 열기로 합의했다. 이로써 노무현 대통령 시절인 2007년 6월 제21차 장관급 회담이 열린 이래 무려 6년 만에 남북 장관급 회담이 성사되게 됐다. 어제 판문점에서 열린 실무접촉만 해도 2011년 2월 천안함·연평도 사건을 협의하기 위해 열린 제39차 남북 군사실무회담 이후 2년4개월 만의 남북 당국자 만남이었다. 이것만 봐도 그동안 남북 관계가 얼마나 소원했고 냉랭했는지를 알 수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유엔 제재, 남북 군사 긴장 고조, 개성공단 폐쇄 등의 갖은 어려움을 뚫고 이번에 남북의 고위 당국자가 자리를 함께하기로 한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어려운 만남을 성사시킨 남북 당국에 박수를 보낸다.

이번 회담은 일촉즉발의 한반도 긴장 국면이 대화 국면으로 넘어가는 큰 전기가 될 것이다. 남북 당국은 이번 회담을 7~8일 열린 미-중 회담과 27일로 예정된 한-중 정상회담의 선순환 구조 속에 자리매김하고 대화·협력 분위기를 가속화·공고화하려는 노력을 펼치기 바란다.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가 2007년 이후 가장 좋은 대화 국면을 맞고 있다는 걸 놓쳐선 안 된다.

이번 회담은 남북에서 새로 집권한 박근혜 대통령과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에게도 매우 중요하다. ‘박근혜-김정은 시대’의 남북 관계를 규정하는 이정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이 회담을 통해 신뢰 프로세스의 성공적인 첫발을 내디뎌야 하고, 김 제1비서는 고립을 탈피하고 민생의 활로를 찾을 필요가 있다.

남북이 그동안의 냉랭함을 극복하고 화해와 협력의 불씨를 살려나가기 위해서는 쉬운 것부터 차례로 해결해 가는 실용적인 자세가 중요하다. 개성공단 재개, 금강산 관광 재개, 이산가족 상봉 등의 의제는 정경 분리, 인도와 정치 문제의 분리 원칙에 따라 협의한다면 모두 어렵지 않게 합의할 수 있는 사안들이다. 남북이 모처럼 열리는 장관급 회담에서 신뢰와 상호존중의 자세로 성과를 거둬, 이것이 남북의 정치·군사 화해로까지 퍼져갈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