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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아시아나항공 사고, 철저한 원인규명 필요 |
인천공항에서 출발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착륙하다 사고가 나 중국인 승객 2명이 숨지고 한 명이 실종되고 49명이 중상을 입는 참사가 벌어졌다. 비행기 지붕이 불에 타 날아가 버리고, 잘려나간 꼬리날개의 잔해가 널브러진 처참한 모습은 사고 당시의 아찔했던 상황을 말해준다. 중상자 가운데 10명은 위독한 상태여서 사망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하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사망자와 유가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보내며 부상자들의 쾌유를 기원한다. 291명의 승객 가운데 한국인도 77명이나 있었다고 하니 정부는 더욱 적극적인 사태수습과 후속 조처에 나서야 한다.
사고의 정확한 원인은 조사가 좀더 진행돼야 확인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에서 사고가 발생한 만큼 국제기준에 따라 미국의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가 원인조사를 주도하고 우리나라는 항공기 운용국 자격으로 합동조사에 참여하는 형식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현장 목격자 등을 통해 나오는 얘기를 종합해보면 일단 기상악화 등에 의한 ‘천재’라기보다는 기체 고장 등의 ‘인재’일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비행기 착륙 당시 동체의 앞부분이 들렸다는 등 여러 정황에 비춰볼 때 착륙기어에 이상이 생겼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아직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기체 고장 등이 원인일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해진다.
그동안 우리나라 항공기들은 1993년 7월 66명의 사망자를 낸 아시아나항공기의 전남 해남 사고, 1997년 8월 225명이 숨진 대한항공기 괌 사고를 비롯해 2011년 아시아나항공 화물기 제주 해상 추락사고 등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사고 규모 면에서는 차이가 있지만 이번 사고가 과거 두 차례 대형 사고와 마찬가지로 휴가철에 발생했다는 점에서 무리한 운행과 관련이 없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특히 사고기가 인천공항에서 출발하기 전 오전에 일본 간사이 공항을 다녀왔다는 점에서 장거리 운행 전에 정비가 제대로 이뤄졌는지도 의문이다. 사고가 난 샌프란시스코 공항이 접근이 쉽지 않은 특수공항인데다 최근 활주로 조정이 있었다는 점도 사고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는지 따져봐야 할 대목이다.
비행기 사고가 자동차 사고보다 발생 가능성이 낮다는 말도 있지만, 거리가 아닌 운행 횟수로 따져보면 그 반대라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철저하게 점검하고 확인하면 ‘인재’는 줄일 수 있다. 부상자 치료와 수습과는 별개로 철저한 원인규명과 근본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점을 잊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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