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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3.07.19 18:54 수정 : 2013.07.19 18:54

사설 해병대 캠프에 참가했던 고교생 5명이 파도에 휩쓸려 실종되는 사고가 18일 발생해 4명은 끝내 주검으로 돌아왔다. 극기훈련에 참가했던 젊은 청춘들이 졸지에 목숨을 잃은 황망한 상황 앞에서 말문이 막힐 따름이다. 해경이 뒤늦게나마 선박과 항공기까지 동원해 실종자를 찾고 있다니 혹시라도 기적을 바랄 뿐이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좀더 조사가 필요하겠지만,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기초적인 안전수칙조차 지켜지지 않은 데서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 당시 공주대사대부고 2학년생 190여명이 충남 태안군 안면도 해변의 ‘사설 해병대 극기훈련 캠프’에 참가해 80명 정도씩 나뉘어 고무보트 탑승 체험을 진행중이었다고 한다. 1조 탑승조가 해안으로 돌아와 2조에게 구명조끼를 벗어주고 해변으로 나왔는데 인솔 조교가 “수영을 하자”고 해 바닷가로 다시 나가다 사고를 당했다는 게 목격자들의 증언이다.

일차적으론 구명조끼도 입지 않은 학생들을 조류가 거센 바닷가로 데리고 간 캠프 쪽의 안전불감증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2003년에도 비슷한 장소에 설치된 캠프에서 익사사고가 일어나는 등 사고 위험이 높아 해경 경비정이 하루 2차례씩 순찰을 할 정도였는데도 캠프 쪽은 사고를 막지 못했다.

사고 업체는 해병대와는 무관한 사설 캠프로 기업체나 학교 등의 위탁을 받아 고무보트 타기나 행군, 래펠타워 하강 등 해병대식 극기훈련을 해왔다. 이와 유사한 해병대캠프 업체가 전국에 30여군데 있으나 설립이나 운영 과정에 아무런 제약이나 관리감독이 없어 부실 업체가 수두룩한 실정이라고 한다. 사업자 등록만 하면 누구나 운영이 가능해 매년 사고가 발생해도 보험 가입 미비 등으로 대처할 능력도 없는 업체가 상당수라는 것이다.

경찰 조사가 이뤄져야 알겠지만, 이번 훈련도 유스호스텔 쪽이 훈련시설을 조성하고 공주대사대부고 쪽과 직접 계약을 맺었을 뿐 사고 업체는 캠프 훈련만 전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후 수습을 둘러싸고 분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잠복해 있는 셈이다.

학생들을 상대로 한 수련활동이 캠프란 이름으로 여러 형태로 이뤄지고 있지만 정부 부처 사이에서도 관할이 불분명해 구조적인 문제들을 책임지고 해결할 주체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당장은 실종자 수색에 최우선의 노력을 기울이는 게 중요하다. 이와 함께 경찰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캠프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수련활동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전면적인 조사와 함께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 비슷한 사고가 더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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