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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3.09.09 18:33 수정 : 2013.09.09 18:33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사건을 둘러싼 여야 대치가 거친 말다툼으로 이어지고 있다. 여야 대표까지 나서 한 치의 양보 없이 상대방을 몰아붙이는 형국이어서 좀처럼 정국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9일 민주당에 대해 “민주주의 훼손 세력과 무분별하게 연대해 자유민주주의에 기생한 종북세력의 숙주 노릇을 하지 않았는지 반성해야 한다”고 이른바 ‘종북 숙주론’을 제기했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더는 문 열린 국회를 개점휴업 상태로 놓아둘 수만은 없는 한계점에 이르렀다”며 10일부터 여당 단독으로 상임위를 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지금 시점에서 새누리당 지도부의 대야 공세는 부적절할 뿐만 아니라 무책임하다. 새누리당이 과연 정국을 풀려는 의지가 있는지를 의심케 한다. 지금 새누리당 지도부는 정국을 풀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도 모자란다. 민주당이 한 달 이상 노숙 투쟁을 벌이는 마당에 종북 숙주론이나 단독 국회 불사론 등으로 야당을 자극하는 것은 옳지 않다. 박근혜 대통령의 귀국을 앞두고 어떻게든 여야 회담 성사를 위한 분위기 조성에 나서야 할 책임은 새누리당에 있다. 민주당은 최근에도 박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참석하는 3자 회담을 거듭 제안했다. 추석 대목까지도 지금처럼 황량하기 짝이 없는 정국을 그대로 방치하면 새누리당은 집권 여당 책임론을 면키 어렵다.

민주당도 행동을 통일하고 정국을 풀 조건들을 명확히 하는 등 성숙한 자세가 필요하다. 김한길 대표는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나치 만행 사과를 예로 들어 “메르켈 총리는 ‘나는 직접 책임질 일이 없으니 사과할 것 없다’고 말하지 않는다. 박 대통령도 참고할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에 대해 사과하지 않는 것을 비판한 것이지만, 나치 만행에 대한 독일 총리의 사과를 예로 끌어들인 건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

민주당 최고위원인 조경태 의원이 지도부 방침과 달리 이석기 의원 제명안에 적극 찬성하고 통합진보당 사건에 대한 민주당 책임론을 들고나오는 것도 부적절하다. 야당 의원이면 야당 의원다운 면모를 갖춰야 한다. 최고위원이라는 사람이 야당인지 여당인지 모를 정체성으로 무책임한 말을 내뱉는 것은 해당 행위에 해당한다.

국민은 한 정당이 거친 말로 상대방을 몰아붙인다고 해서 그쪽 편을 들어주지는 않는다. 꼬인 정국을 풀려는 진지하고 책임 있는 노력을 기울이는 쪽이 결국 추석 민심을 얻게 될 것이다. 여야 정치권은 속 빈 강정 같은 말싸움은 그만하고 정국을 풀기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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