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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3.10.03 18:52 수정 : 2013.10.03 18:52

영국 런던에서 이틀 동안 열린 미국과 북한의 민관 회의에서 ‘북한 핵 문제를 대화로 풀 수 있다는 공감대를 확인했다’고 미국 쪽 참가자가 2일(현지시각) 밝혔다. 같은 날 미국의 한 연구소는 북한이 영변의 흑연 원자로를 재가동했다는 더 많은 증거가 발견됐다고 공개했다. 북한 핵 문제 해결 노력을 빨리 본격화해야 할 당위성을 보여주는 움직임들이다.

런던 회의에 참석한 리언 시걸 미국 사회과학원 동북아안보협력 프로젝트 국장은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의향이 확실하다는 점을 파악했다”고 전했다. 최근 계속된 북한의 6자회담 재개 요구가 단순한 수사가 아니라는 뜻이다. 그는 특히 “북한이 핵보유국 인정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도 확인했다”며 “2005년 (9·19 공동성명의) 합의 정신을 회복할 수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이는 북쪽이 핵-경제 건설 병진노선을 포기할 조짐을 보이지 않는다는 한국과 미국 정부 쪽 시각과 차이가 있다. 북쪽은 이번 회의에 6자회담 수석 및 차석 대표인 리용호 외무성 부상과 최선희 부국장을 보내는 등 큰 관심을 나타냈다.

미국의 현재 입장은 신뢰할 수 없는 상대인 북한이 먼저 ‘비핵화를 향한 의미있고 비가역적인 조처’를 취해야 대화를 시작하겠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이런 태도는 북한의 진의를 파악하기 위한 당국간 대화의 가능성조차 봉쇄한다는 점에서 잘못이다. 핵 문제 해결을 바란다면 직접 만나 요구사항을 전달하고 6자회담 재개 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올바른 방법이다. 북한의 영변 원자로 재가동 역시 새 협상카드를 만들려는 낡은 수법으로, 대화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북쪽이 스스로 중단하기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미국 안에서 북한 문제에 대한 우선순위가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사실상의 방관 정책이 계속된다면 핵 문제는 갈수록 더 악화할 것이 분명하다. 일정한 시간이 지나고 나면 북한 체제의 붕괴를 무작정 기다리는 것밖에 할 게 없는 상황이 될 수 있다. 시걸 국장은 “북한 핵 문제를 푸는 방법은 현실적으로 대화밖에 없으며 방법 면에서는 다양한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다양한 가능성’을 찾기 위해서도 대화가 필요하다.

우리 정부가 6자회담 재개에 미국보다 더 소극적인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큰 문제다. 과거의 사례에서 보듯이 우리 정부의 태도에 따라 6자회담 등 국제적 노력의 동력은 크게 달라진다. 마침 4일은 10·4 정상선언 6돌이 되는 날이다. 정부는 남북 관계와 핵 대화 모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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