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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3.10.27 19:11 수정 : 2013.10.27 21:21

미국과 중국이 6자회담 재개에 앞서 북한의 사전 조처와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 방안 등을 담은 로드맵(청사진)을 만들고 있다고 한다. 지난 몇 달 동안 회담 재개 여부를 놓고 이견을 보여온 두 나라가 다소 진전된 모습을 보이는 셈이다. 이런 노력이 조기 회담 재개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로드맵 작성의 계기는 9월19일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회담인 것 같다. 왕이 부장은 미국 방문 직전인 18일 베이징에서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과 만나 6자회담 재개 방안을 협의했다. 이를 바탕으로 중국이 미국에 회담 재개를 요구하자 미국 쪽이 ‘그렇다면 어떻게 실효성 있는 회담이 될 수 있는지 안을 제시해달라’고 중국 쪽에 거꾸로 요구한 모양새다. 왕이 부장은 회담 직후 “6자회담을 어떻게 재개할지, 비핵화 프로세스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추진할지에 대해 미국과 새롭고 중요한 합의를 도출할 자신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미국의 태도는 자신이 북쪽과 직접 만나 논의해야 할 내용들을 중국에 떠넘겼다는 점에서 한계를 갖는다. ‘북한이 먼저 신뢰성 있는 사전 조처를 취하지 않으면 회담을 재개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도 변함이 없다. 핵 문제와 관련해 북쪽이 가장 궁금하게 여기는 것은 중국이 아니라 미국의 속마음과 의지다. 미국이 좀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면 중국의 노력이 빛을 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이 6자회담 주최국이긴 하지만 핵 문제를 풀 수 있는 직접적인 당사자는 어디까지나 북한과 미국·한국이다.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지난주 미국을 방문해 케리 국무장관,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척 헤이글 국방장관 등을 두루 만났다. 하지만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선 중국의 역할을 강조하는 것 외에 새로운 얘기는 별로 없었던 듯하다. 이런 소극적인 태도로는 6자회담을 실질적으로 진전시킬 수 있는 동력이 생기기 어렵다. 두 나라는 이제라도 중국에 기대는 자세를 바꿔야 한다. 미국이 북쪽 당국자들을 직접 만나는 것이 그 출발점이다. 우리 정부가 남북관계를 전향적으로 풀어나가는 것도 중요하다.

6자회담은 2008년 12월 이후 5년 동안 열리지 못하고 있다. 그사이에 북한은 핵실험을 두 차례 더 했다. 정부는 지금 6자회담 재개에 앞장서기보다 핵 문제 악화를 빌미로 전시작전권 환수 재연기를 추구한다. 앞뒤가 바뀐 모습이다. 과거의 예를 보더라도 우리나라가 발벗고 나설 때에만 6자회담 등 핵 문제 해결 노력에서 구체적인 성과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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